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절임배추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절임배추는 최근 수년간 김장철 계절 상품으로 입지를 굳힌 상태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올 김장철 기간 동안 취급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취급 시기도 연중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장철은 보통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한달 반 정도. 이 시기는 생배추뿐만 아니라 절임배추로서도 대목이다.
농협 청과사업단의 경우 지난해 전체 절임배추 취급액 150여억원 가운데 35%가 김장철에 집중됐다. 김학신 농협 청과사업단 대리는 “시세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는 생배추와 달리 절임배추 판매량은 연간 꾸준히 늘고 있고 김장철에도 이런 추세는 마찬가지”라면서 “올해는 김장배추 가격이 약세에 머물 것이란 얘기도 있지만 절임배추 판매량은 지난해 수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원활한 공급을 위해 산지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임배추를 공급하는 산지들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농협 계열의 절임배추 공급처로는 전남 해남 화원농협, 경북 안동 서안동농협, 경기농협식품조합공동사업법인 등 3곳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해썹(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 등 위생적인 시설을 갖춰놓고 농협 계통 판매장을 통해 절임배추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대형 유통업체 등으로 거래망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김장철 한철에만 절임배추를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일부에선 취급 시기를 연중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김장철에만 절임배추를 공급하는데 2011년만 해도 연간 전체 배추 매출액 가운데 10%였던 절임배추 비중이 2012년엔 24%, 지난해엔 38%로 증가했다”면서 “올해는 절임배추 매출비중이 50% 이상을 넘을 것으로 보고 다른 업체들보다 이른 8일부터 사전 예약판매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수요가 늘고 안전성을 높인 산지들이 많이 생겨난 만큼 올 김장철 이후부터 절임배추를 연간 취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절임배추는 원물인 생배추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생배추 값이 올라가면 절임배추를 구입해 김치를 담그거나 아예 완제품 김치를 사먹는 쪽으로 수요가 돌아서기 때문이다. 생배추 값 약세가 예상되는 올 김장철엔 가격이 어떻게 될까.
김학신 대리는 “원물 가격이 조금 낮아졌다고 해도 가공작업에 드는 산지 인건비 등이 상승한 까닭에 소매가격은 지난해 수준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현재 농협 판매장에선 10㎏들이 상자품(5포기)이 주류 규격인데, 지난해 김장철 소매가격은 1만원대 후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