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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으로 여는 새로운 삶]제주 서귀포 로컬푸드요리사 박소연씨 글의 상세내용
제목 [農으로 여는 새로운 삶]제주 서귀포 로컬푸드요리사 박소연씨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4-10-21 조회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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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으로 여는 새로운 삶]제주 서귀포 로컬푸드요리사 박소연씨
말똥 치우다 개발한 ‘말똥과자’…감귤껍질 까지 않고 만든 ‘귤피티잼’

지역이야기 담긴 다양하고 독특한 그 맛을 아세요?

제주 ‘빙떡’ 디저트로 만드는 등…지역농산물과 전통음식 배합
타지역 향토음식 개발 힘보태고 어린이 식문화 체험장도 진행
“자장면과 빵 일색인 농촌 새참문화 바꾸고 싶어요”

    “로컬푸드요리사가 뭐냐고요? 지역의 농부님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맛있고 재미있게 먹는 방법을 연구하는 요리사라고 할까요?”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한 시골집에서 만난 박소연씨(35)의 경쾌한 목소리가 제주의 바람을 가른다. 말끝마다 ‘농부님’이라는 존칭을 잊지 않는 이 젊은 여인의 직업은 ‘로컬푸드요리사’. 로컬푸드는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뜻하지만, 그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거리로 한정 짓기보다는 지역의 이야기가 담긴 지역의 맛이라면 로컬푸드가 아니겠냐고. 그의 말처럼 그는 제주의 이야기가 담긴 로컬푸드를 맛있고 재미있게 먹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요리는 제주의 통밀로 만든 ‘말똥과자’. 울퉁불퉁한 모양에 진짜 말똥처럼 벌레(초코칩)와 풀(코코넛채)이 들어 있어 재미있다. 가시리는 임금이 타는 말을 사육하던 곳으로 조랑말박물관이 조성돼 있어 말똥과자가 탄생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한데 박씨의 이야기를 듣자니 단순히 말의 고장이라 말똥과자가 만들어진 게 아니다.

 “승마를 배우고 싶어 교관을 찾아갔더니 말똥 치우는 일부터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두달 동안 배우며 말똥을 치웠어요. 말똥을 치우면서 똥이 썩어 흙이 되고 흙에서 먹거리가 자라는 자연의 순환과정을 보게 됐지요. 그 과정을 표현한 것이 말똥과자(똥)·한라산용암빵(흙)·당근풀빵(먹거리)·조랑말쿠키(말)로 이어지는 ‘생태순환요리’입니다.”

 감귤을 이용한 ‘귤피티잼’을 만든 과정은 한마디로 그의 제주 정착기다. 서울에서 태어나 건축을 전공한 뒤 설계회사에 다니던 그는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2005년 호주로 훌쩍 떠났다. 그곳에서 요리학교에 다니고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5년을 보냈다. 그러다 2010년 귀국한 뒤 제주여행을 왔다가 외국인들에게 제주를 알리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1년 가시리로 귀촌했는데, 막상 와보니 먹고 사는 게 문제였다.

 “내려오자마자 겨울 내내 귤을 따고 귤껍질을 깠어요. 잼을 만든다더라고요. 그런데 껍질을 까는 게 너무 힘들어 껍질째 잼을 만들 순 없을까 생각하다 개발한 게 귤피티잼이에요. 농촌에서는 남는 과일로 잼을 만들지만, 사실 잘 안 팔리잖아요. 그래서 잼을 더 많이 먹게 하는 방법을 고민했지요.”

 귤피티잼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유기농 귤에 유기농 설탕을 넣어 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물에 타면 차가 되고 고추장·소스·칵테일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귤피티잼에 이어 선보인 로컬푸드요리들은 이름만 들어도 제주가 느껴진다. 제주의 빙떡을 현대적인 디저트로 바꾼 메밀크레페, 청귤의 신맛을 살린 청귤에이드, 모자반과 고사리를 넣어 끓인 고사리몸카레, 보리를 넣은 보리가든샐러드…. 모두 지역농산물과 전통음식을 기본으로 하면서 최근 트렌드에 맞게 개발한 요리들이다.

 그의 요리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레시피를 알리는 것은 물론 지역축제·아트마켓·요리쇼 등 다양한 행사에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또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다른 지역의 향토음식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마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로컬푸드를 알리고 있다. 조랑말박물관에 말똥과자 등의 레시피를 제공하는 한편, 3년째 가시리청소년공부방에서 교사로 활동하며 식문화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업회사법인 ㈜행복한요리농부를 세우고 시골집을 개조해 로컬푸드체험장을 열었다. 체험장에서는 말똥과자 체험을 상시로 진행한다.

 요즘 그가 구상하는 것은 관광객들과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해 먹는 프로그램이다. 또 자장면과 빵이 대부분인 농촌의 새참문화와 농촌 아이들의 식문화를 바꾸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요리 개발부터 체험·교육·컨설팅까지 참신한 아이디어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로컬푸드요리사 박소연씨. 많은 활동을 통해 그가 진정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농부님들과 농촌의 어려운 현실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요리를 통해 땅의 가치와 땅을 지키는 농부님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죠. 내가 좋아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작은 응원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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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