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 등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서도 어성초와 자소엽 등 일부 약용작물은 반짝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서울약령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국산 어성초 값이 크게 올랐다. 이날 현재 시장에선 도매기준으로 600g당 4만6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달 전엔 3만5000원 선이었다. 자소엽은 300g당 1만원 선, 녹차 잎은 같은 중량당 6000원 선에 각각 유통되고 있다.
서울약령시장에 입점해 있는 우성생약의 관계자는 “4월 이후 어성초·자소엽·녹차 잎을 구매하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해당 약용작물이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며 “특히 국산 어성초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시장 내 일부 상인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중국산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은 국산의 반값 정도에 불과하지만 국산을 찾는 수요가 훨씬 더 많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시장에선 국산 어성초(600g)와 자소엽·녹차 잎(각각 300g)을 한세트로 묶어 6만2000원 선에 공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들 약용작물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텔레비전(TV)과 인터넷 덕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월 종합편성채널인 MBN이 <엄지의 제왕>이란 프로그램에서 탈모를 예방하는 데 어성초와 자소엽·녹차 말린 것을 한데 달인 물이 좋다고 방송하면서부터 해당 작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이후 인터넷에선 관련 작물을 발모차와 발모팩 등으로 상품화하고 이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부쩍 늘었다.
경기 수원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봉담점 등 일부 지역농협 판매장에서도 해당 상품을 입점시키는 등 반짝 수요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생약협회 또한 <한국생약보> 10월호를 통해 이들 약용작물의 효과를 전하며 이런 분위기에 가세하고 있다.
이런 추세와 관련, 한 유통전문가는 “국내 탈모인구가 1천만명에 달한다는 비공식 통계자료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탈모 예방에 관심을 갖고 있는 까닭도 있겠지만 자신이 정말로 필요한 것에 대해선 돈을 아끼지 않는 최근의 소비 성향을 방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