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산지 가격은 9월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 반해 소비지 가격은 요지부동인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상순 산지 밤 평균가격은 상품 1㎏당 1445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한달 전(1634원)보다 12% 하락한 것이고 지난해에 비해선 32%, 평년에 견줘선 38% 낮은 것이다.
그러나 소비지 가격은 이달 상순 현재 1㎏당 7330원으로 한달 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격은 지난해 이맘때보다는 5% 낮은 것이지만 평년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19%가 오른 것이다. 밤은 대개 산지 수집상을 통해 시중 유통되는데, 이들 수집상이 중간 유통과정에서 지나친 이윤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산지와 유통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던 올 밤 생산량과 관련,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평년 대비 3.5%가 감소할 것이란 관측을 내놔 주목된다.
농경연은 15일 발표한 임업관측에서 “올 밤 생산량은 당초 착과수가 많아 평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충청지역은 수확기 가뭄으로 크기 성장이 더뎠고 호남과 경남지역은 산지가격 하락으로 중·소율의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한달 전만 해도 농경연은 “올 밤 생산량이 평년 수준을 2%가량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평년 생산량이 6만5800t가량이었으므로, 올 예상 생산량은 6만7100t 정도가 될 것으로 본 것이다. 당시 일부 지역농협들 사이에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관측치(7만1000t)보다 올해가 1000t 정도 많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었다.
이에 따라 올 생산량이 평년보다도 오히려 적을 것이란 최근 관측을 두고 허탈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밤은 수확 여부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착과수만 놓고 봐서는 생산량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힘든 품목 중 하나다. 산지에서 출하전략을 세우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농경연은 밤 생산량이 7만900t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올 6월 산림청이 최종 발표한 지난해산 밤 생산량은 6만4184t이었다. 산림청의 공식 발표치와 농경연의 관측치가 10%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