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채소도 ‘시세 고전’…5년 내 최저치가을오이·호박, 주산지 작황호조로 출하량 증가 소비도 안따라…도매시장서 잔품 늘어날 정도오이·호박 등 열매채소류 가격이 출하면적 확대와 단수 증가로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소비도 좀처럼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유통인들 사이에서 근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가락시장에서 오이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가을오이와 호박 등 열매채소류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백다다기>오이는 상품 100개들이 한상자가 평균 1만9000원 선에 거래됐다. 지난해 이맘때 가격(4만2000원)의 반토막에도 못미치는 수준이고,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시세다. <취청>오이는 상품 50개들이 한상자당 1만1300원 선으로 지난해(1만8940원)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호박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날 애호박 가격은 상품 20개들이 한상자당 평균 1만1000원 선으로,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었다. <주키니>호박은 상품 10㎏들이 한상자당 7000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2000원, 평년보다 3000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다만 가지는 반입량이 줄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8㎏들이 한상자당 2만원 선으로 평년 시세(1만8000원 선)를 웃돌았지만, 14~22일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때보다 6000원 낮은 1만3000원 정도로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할 때 최근 5년 내 최저치이다.
이는 우선 출하량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13~21일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은 오이류의 경우 316t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50t 정도 늘었다. 호박류는 305t, 가지는 81t으로 각각 25t과 22t 정도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가을오이·호박 등 열매채소류 주산지인 충청 지역에서 품목별로 출하면적이 3~4% 정도 늘어난 데다, 생육기 기상 호조로 작황이 양호해 예년보다 출하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하고 있다.
가격 약세는 소비 부진 탓이 적지 않다는 설명도 곁들여지고 있다. 박영주 농협가락공판장 경매팀장은 “예년과 달리 추석 후 위축된 매기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시세가 반토막이 났는데도 매장 내 잔품이 늘고 있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11월 초까지 대전·세종지역 등에서 출하량이 늘 경우 시세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상국 한국청과㈜ 본부장은 “올해는 배추·무 등도 풍작이 예상돼 과채류에 대한 김장철 수요 또한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시세가 반등할 만한 계기가 보이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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