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농협 박준화 조합장(가운데)이 농산물유통센터에 콩을 출하하러 온 농업인들과 함께 품질을 살펴보며 가격안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농협에 오면 대중적인 수요가 적은 농산물이라도 판로가 보장돼 좋습니다. 계약재배를 통하면 가격도 시중 판매보다 안정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전남 영광농협(조합장 박준화)이 보리·콩·팥·녹두 등의 밭작물 계약재배 확대로 농업인 실익증진에 적극 나서 호응을 얻고 있다.
영광농협이 밭작물 계약재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04년부터다. 밭작물의 판로 확보는 물론 가격안정을 위해 농협이 나선 것이다. 영광농협의 계약재배가 눈길을 끄는 것은 벼·보리·양파·고추·대파 등의 일반적인 농작물 외에도 고구마·콩·땅콩·밀·기장·수수·차조·팥·참깨·들깨·메밀 등으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대중적인 수요가 적어 판로가 불투명한 농산물도 농협에서 취급, 가격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밭작물 계약재배 물량은 2012년 460t에서 2013년 690t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700t 이상으로 늘어났다. 전체 4400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980여농가가 밭작물 계약재배에 참여해 콩·땅콩·밀·기장 등 15개 품목을 출하하고 있다. 수매가격도 시중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책정해 농가 수취가격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 영광지역 잡곡의 마케팅 차별화를 위해 출하 브랜드도 <맛곡>으로 변경하고 포장지 등에 사용하고 있다.
10일 농협 농산물유통센터에 콩을 출하하러 온 문연수씨(73·묘량면 덕흥리)는 “요즘 두부제조용 국내산 콩 수요가 적어 가격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농협에서 수매해 줘 상인들의 가격 농간을 피할 수 있고 가격지지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박준화 조합장은 “농협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희망 전량을 수매해 주기 때문에 이 지역이 잡곡 주산지인데도 잡곡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인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각종 잡곡은 물론 건고추·양파 등에 대해 시중가격보다 높게 수매해 모두 13억1000만원 상당의 농가 소득창출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