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12일 공식 발효농축산물 절반 관세 철폐2028년에는 97%가 무관세 쇠고기·오렌지 등 공세 시작 우리나라의 10번째 자유무역협정(FTA)인 한·호주 FTA가 12일 0시를 기해 공식 발효된다. 호주에서 수입되는 농축산물 47%(이하 수입액 기준)는 이때부터 관세가 전부 사라진다. 2028년에는 무관세 비율이 97%로 확대된다. 이처럼 관세장벽이 무너지면 저렴한 호주산 농축산물이 밀려들면서 국내 농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호주가 가장 기대를 거는 품목은 쇠고기다.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호주산 쇠고기는 단숨에 한국 수입쇠고기 시장을 장악했다. 한국 수출액을 10년 새 2억달러에서 8억달러로 4배나 늘렸다. 호주 농업의 최대 경쟁력인 ‘가격’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호주는 넓은 초지에서 소를 방목하기 때문에 곡물비육을 하는 미국보다 생산비가 덜 든다. 지난해 관세 40%를 물고 수입한 호주산 냉동쇠고기 1㎏ 가격은 7184원으로 관세가 34.6%였던 미국산 수입가격 8426원보다 훨씬 저렴했다. 현재 40%인 호주산 쇠고기 관세는 12일부터 연말까지 37.3%가 적용되고, 내년 1월부터는 34.7%로 내려간다. 관세가 매년 2.6~2.7%씩 낮아지면서 2028년에는 무관세가 된다. 호주산 낙농품 역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가 전 세계 우유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남짓이지만 교역 비중은 10%를 넘는다. 미국이 호주와 FTA를 맺으면서 무관세 쿼터를 내줄 정도로 호주의 낙농품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우리나라 역시 호주산 낙농품 관세 인하·철폐를 뒤로 미루는 대신 일정량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무관세 쿼터는 ▲조제분유 470t(매년 2% 증량) ▲치즈 4630t(매년 3% 증량) ▲버터 113t(매년 2% 증량) 등이다. 돼지고기도 경계 대상이다. 삼겹살이 호주에선 비선호 부위로 분류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2012년 호주에서 수입된 삼겹살(냉동 기준) 가격은 1㎏에 5000원으로 미국·칠레·유럽연합(EU)산에 견줘 1000원가량 낮았다. 호주산 냉장삼겹살과 냉동목살 관세는 2023년, 냉장목살은 2018년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다. 과일도 안심할 수 없다. 호주산 오렌지는 아시아는 물론 미국시장에까지 진출했고, 포도 역시 북반구와 정반대인 계절적 특성을 십분 활용해 아시아와 중동으로 수출된다. 특히 지난해 말 호주산 신선포도 수입규제가 풀리면서 올해 처음으로 6t이 한국땅을 밟았다. 호주산 포도는 우리의 성수기인 5~11월에는 기존 관세 45%가 적용되지만, 호주의 성수기에 해당하는 2~4월에는 올해 24%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무관세가 적용된다. 이밖에 12~3월에 생산되는 감자, 가격이 한국산의 70%에 불과한 당근, 미국·유럽산보다 가격이 낮은 맥주보리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품목으로 꼽힌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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