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서운 한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언피해 방지를 위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포장 상자 안 각 면에 신문지를 2∼3겹 덧댄 뒤 농산물을 담으면 온기 유지에 도움이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들어 14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0.4도로, 지난 35년간 평균기온인 3도보다 3.4도 낮았다. 특히 같은 기간 평균기온이 4.5도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4.9도나 더 떨어졌다. 이는 2012년을 제외하면 지난 35년동안 가장 낮은 기온이란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여기다 이달 중순엔 서울·경기 지역 기온이 영하 10℃까지 떨어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락시장 등에선 한파로 농작물에 언피해가 발생, 깻잎 등 일부 잎채소의 잎이 마르거나 검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 경매 때 낙찰가격이 하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오이 등 열매채소도 낮은 기온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겉과 속이 파랗게 얼어붙는 상품들이 목격되고 있다. 시장에선 채소경매장 등에 바람막이 시설 등을 설치하고 난로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경매장이 넓고 천장이 워낙 높다보니 실효를 거두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언피해 방지엔 꼼꼼한 포장이 도움이 된다는 게 유통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골판지 상자 내부에 신문지를 두겹 이상 덧대면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 비용이 조금 더 들지만 상자를 비닐봉지에 담거나 작은 상자 여러개를 큰 상자에 담는 것도 보온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화물차에 적재할 때 출하품을 담요로 감싸고 두꺼운 비닐 천막으로 덮어 찬바람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종호 서울청과㈜ 관리부장은 “농산물 포장상자의 빈 공간을 신문지 등 종이로 채우거나 상자에 뚫려 있는 환기구멍을 테이프로 막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농산물이 운송이나 경매 대기 과정에서 언피해를 입어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지 수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언피해 방지에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1t 트럭으로 산지를 돌며 수집한 뒤 출하품을 집하장 등에서 5t 이상의 대형 운송차량에 옮겨 싣는데, 보통 수집 차량이 이른 시간에 순회하는데다 여러 곳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보온 덮개를 제대로 안 씌울 경우 피해가 날 수밖에 없어서다. 이럴 땐 출하자가 직접 집하장이나 운송차량까지 농산물을 가져가는 게 언피해를 줄이는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관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현기 ㈜중앙청과 경매사는 “깻잎을 예로 들면 산지의 아침 기온이 영하 12℃ 이하로 떨어지거나 출하지 낮 기온이 영하 7℃ 이하로 떨어질 경우 출하를 다음으로 미루는 편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며 “잎채소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스프레이로 물을 뿌린 뒤 포장하는데, 겨울철엔 그 물이 어는 과정에서 품위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겨울철 채소류 출하가 많은 제주 농업인들의 경우 철판 컨테이너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벽면에 닫는 농산물이 얼거나 멍이 드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컨테이너 벽면에 스티로폼 등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얘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