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추위·골격 발달…증체 잘되고 고급육 생산 1++등급 87.5%…우사 22평당 6마리만 사육
2014년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영천씨가 자신이 키우는 한우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고품질 한우고기의 생산 비결은 바로 소에 대한 무한한 애정입니다.”
전북 부안군 보안면에서 한우 거세우 70마리를 사육하는 이영천(68)·백남연씨(65) 부부. 이씨 부부는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개최한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상’에서 최고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부부가 올 1년간 출하한 한우 40마리의 성적은 육질 1++등급 출현율 87.5%였다. 이는 전국 평균 출현율(16.1%)보다 무려 71.4%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1++A 등급 출현율도 52.5%에 달했다.
이씨 부부가 이처럼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사실 부부가 축산업에 뛰어든 지는 올해 꼭 10년차로, 한우를 사육한 기간이 인근의 다른 농가와 비교해 그리 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소에 대한 애정과 축산업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애정은 남편 이씨가 매일 작성하는 사육일지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입식에서부터 출하까지 전체 사육기간 동안 소의 체중 변화, 영양제 주사 시기 등 개체별 특이사항을 꼼꼼히 기록한다. 철저한 개체별 관리를 위해 73㎡(22평) 넓이의 우사 한칸당 사육마릿수를 6마리로 제한한 것도 그만의 원칙이다. 이 같은 기록을 토대로 이씨는 출하성적을 분석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사양관리법을 보완·개선하고 있다.
고품질 한우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육성기를 길게 유지하는 것도 눈에 띈다. 소의 성장단계에서 육성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씨는 이 시기에 조사료와 TMF(완전혼합발효사료)를 1:1로 무제한 급여해 반추위 및 골격 발달을 유도한다.
소의 기초체형이 잘 발달하면 이후 사료섭취량이 확연하게 늘어나 증체율이 높아지는 등 고급육 생산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그의 설명. 이 때문에 그는 생후 16개월령까지 고단백의 육성기 사료를 소에게 급여한다. 이는 보통 생후 12개월령까지를 육성기로 보고, 이에 맞는 사육법을 따르는 대부분의 농가들과 다른 점이다.
이와 함께 이씨는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한우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을 2010년, 무항생제 인증은 2009년 각각 획득했다. 이에 따라 그는 1년에 한번 분변·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소독·방역을 철저히 실시하는 등 안전한 한우고기 생산에 힘쓰고 있다.
부채를 늘리지 않고 능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사육 가능한 한우를 정성껏 키우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이씨. 그는 “호주·뉴질랜드 등 축산강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어려워진 한우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경쟁에서 앞서야 한다”며 “내년엔 1++등급을 95% 이상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고급육 생산에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