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대표는 “전체 딸기 재배면적의 90% 이상에서 토경재배를 하며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개별포트를 이용한 이동식 배지상자를 고안했다”면서 “제자리육묘를 하기 어려운 토경재배지와 육묘장에서 모종을 키우는 농가가 쉽게 활용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식 배지상자를 활용하면 토경재배 농가들이 별도의 육묘장 없이 전년도에 수확이 끝난 재배지에서 사용했던 딸기포기로 우량 모종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봄부터 가을까지 쪼그려 앉아 노지에서 모종을 키워야 하는 악성 노동을 해소해 준다.
육묘장에서 모종을 키우는 농가에서도 이 방법을 이용하면 물관리가 안전하고 편해 균일한 모종을 생산할 수 있다.
토경재배에서 이동식 배지상자를 이용하려면 우선 수확이 끝난 포장에서 이랑을 한개 건너 한개씩 제거한다. 제거한 이랑 자리에 부직포를 깔고 이동식 배지상자를 놓는다. 상자에 통왕겨를 70% 채우고 점적호스를 설치한 후 개별포트를 꽂는다. 그 위에 상토를 채우고 물을 뿌려 개별포트를 안정화시킨다. 런너를 차례로 유인하되 맨 마지막 런너를 꽂은 지 15일 후 어미포기는 잘라내고 정식 때까지 모종을 관리한다. 육묘장에서도 토경재배와 같은 방법으로 상자를 설치해 관리하면 된다. 상자는 한번 설치하면 그대로 계속 사용해도 된다.
장 대표가 개발한 이동식 배지상자를 올해 사용해본 경남 밀양·사천, 경기 양주, 전남 강진지역 30여농가는 모두 상당한 효과를 봤다. 3305㎡(1000평)에서 <설향>을 토경재배하는 류수열씨(63·밀양시 삼랑진읍)는 “노지에서 모종을 키우면 3월 하순부터 9월 정식 전까지 쪼그려 앉아 일해야 하는 탓에 힘이 많이 들고, 모종이 비를 맞기 때문에 병도 심해 관리가 어렵다”면서 “기존엔 육묘할 땅이 필요했지만 이젠 하우스에서 모종을 키울 수 있어 비용부담이 줄고, 런너를 핀으로 꽂기만 하면 돼 일이 아주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철규 전남 담양군농업기술센터 박사는 “기존 연결포트보다 양·수분 관리가 편하고 탄저병 등 병 발생이 적다”며 “점적호스가 상토 안에 들어가 있어 고온기에 런너가 화상입을 염려가 없고, 물에 젖은 상토가 개별포트를 감싸고 있어 꽃눈 분화 또한 잘돼 이용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동식 배지상자는 또 고설재배 제자리육묘와 마찬가지로 개별포트에서 모종을 뽑아 내면 포트의 물 구멍으로 뻗어나가 있던 뿌리가 끊어지면서 단근처리 효과를 나타낸다. 딸기가 순간 스트레스를 받아 영양생식에서 생식생장으로 바뀌면서 꽃눈 분화가 촉진되는 것이다.
장 대표는 “어느 곳이든 설치만 하면 수분에 대한 걱정 없이 우량 모종을 키울 수 있어 일손절감과 고품질 딸기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토경재배에서 사용한 개별포트는 고설재배로 전환할 때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딸기 재배농가와 기술센터에서 농장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밀양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3억여원의 보조사업을 실시해 개별포트와 이동식 배지상자를 농가에 보급했고 내년에도 계속할 방침이다. 경기·경북·전남·제주지역 등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보조사업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010-3455-6859, blog.naver.com/jang3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