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전 고추 말뚝 뽑기 전용 농기구인 <말뚝파워>를 발명해 화제가 됐던 충북 단양의 농업인 조순호씨(59·단성면)가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 고령의 농업인들도 쉽게 고추 말뚝을 뽑을 수 있도록 작고 가벼우면서도 성능은 향상된 신제품을 최근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3300㎡(1000평)의 고추농사를 지으려면 대략 1500개가량의 철제 말뚝이 필요한데 수확하고 어르신들이 이것을 뽑으려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특히 쇠로 돼 있기 때문에 미끄러워 잘 뽑히지도 않습니다.”
신형 <말뚝파워>는 사용법이 매우 간단하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 말뚝에 건 뒤 손잡이를 위로 들어올려주면 쉽게 뽑히도록 고안돼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고령화된 농촌의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개선된 <말뚝파워>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말뚝파워>는 힘들이지 않고 말뚝을 집어넣고 약간만 비틀어 끌어올리면 돼 70~80대의 농업인들도 40~50대 젊은이만큼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에 따르면 기존 <말뚝파워>는 손잡이가 쇠로 돼 있는데다 크기도 다소 커 고령자들이 들기에는 힘들고 사용하는데도 상당한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신형 제품은 고무손잡이에다 크기도 20%가량 줄여 고령농업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게다가 봄철 고추 말뚝을 박을 때 망치로 사용 가능하고, 말뚝을 뽑을 때 휘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도 추가하는 등 농가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조씨는 “새로 선보인 <말뚝파워>는 고추 말뚝 평균 지름인 15㎜ 전용과 22~25㎜에 골고루 활용되는 다용도용 등 2개 1세트로 구성돼 있다”며 “두가지 농기구만 있으면 고추 말뚝뿐만 아니라 가지·토마토·오이 말뚝 등의 작업에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고추와 벼농사 등을 직접 짓고 있는 조씨는 지역에서는 내로라하는 농부발명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동안 과수적과기, 마늘판, 감자·마늘파종기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농기구를 발명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1994년 새농민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95년에는 <세계일보>로부터 제1회 세계농업인상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043-422-5939, 011-485-5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