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소비지 설 대목 준비로 벌써 분주“농산물 소비침체 고리 끊자”공급물량·납품가격 등 문의시기 예년보다 빨라 대형 유통업체,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돌입 도매시장, 사과·배 등 저장과일 수급상황 점검 “설 대목 공급물량과 납품가격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가격이 제발 올라 농가 주름살이 조금이라도 펴졌으면 좋겠네요.”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시농업협동조합공동사업법인의 심재승 대표. 그는 “유통업체는 소비 부진을 핑계로 낮은 값에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산지는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 수준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가격 협상이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문의 시기가 예년보다 조금 빨라진 것 같아 설 대목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한달도 더 남은 설(2월19일) 대목 준비로 산지와 소비지가 점차 바빠지고 있다. 농산물 소비 침체의 고리를 설 대목을 계기로 끊어보자는 바람이 절실해진 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주요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난달 말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 돌입하면서 설 대목 판촉전을 사실상 개시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29일 예약판매에 들어간 데 이어 이마트와 농협도 이달 중순께 시작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예약판매가 보통 2월4일께까지 진행되므로 올 설 예약판매는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상 기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한수 농협중앙회 마트상품부 마케팅추진팀장은 “예약판매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농협판매장까지 이달 12일부터 예약판매를 개시하는 것은 업계와 산지 모두 소비가 조기에 살아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소비 회복을 바라는 것은 도매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천호진 농협가락공판장 본부장은 “경북 영천·청송·봉화 등 사과 산지와 경기 안성·평택, 충남 천안 등 배 산지를 중심으로 설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는데, 사과의 경우 물량이 의외로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조기 경쟁이 예상되고 배 역시 늦은 설로 소비는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영신 서울 가락시장 ㈜중앙청과 전무는 “이달 15일 전후로 저장과일 산지를 찾을 계획이지만, 우선은 가락시장 초매식 때 산지 관계자들을 통해 파악한 선물세트 주력과일의 품위와 물량을 토대로 설 명절 판매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선물세트 상품화 계획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진동일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APC 센터장은 “사과의 경우 15㎏들이 한상자 기준 30~49개인 이른바 3·4단위가 전체 물량의 60~70%에 달하는 등 대과가 많을 전망”이라며 “올 선물세트는 대과 중심으로 제작하는 방안을 이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균 농협 청과사업단 사과참외팀장은 “대과 소비촉진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6㎏들이 한상자에 12개가 들어가는 사과 선물세트를 만들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농협 청과사업단의 고영직 감귤수박팀장은 “<한라봉>과 <천혜향> 등 만감류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색품목이긴 하지만 예상밖 바람몰이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산지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며 “산지의 바람대로 농산물 값이 회복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 등이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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