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인형 대표이사(가운데)를 비롯한 그린팜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이 창고에서 냉동부추 출하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 양평군 양동면 부추 재배농가들은 가격이 하락해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가격은 보장받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한 때문이다. 농가들의 부추 가격 안정화에 큰 힘이 되는 건 그린팜 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조인형). 2010년 7월 양동지역 부추 재배농가가 출자해 설립한 농산물 가공업체다.
양동지역에서 부추는 해마다 7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려주는 효자 작목이다. 하지만 6월에서 8월은 생산량이 느는 데 반해 소비는 부진한 시기라 가격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를 극복하고자 농가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면 부추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당시 79농가 모두가 참여해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조인형 대표이사(63)는 “몇 해 동안 가격이 내렸던 부추가 가공을 시작한 2011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출하하는 게 가격이 더 높게 나오는 등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어느 한 농가도 연초에 계약한 물량을 포기하지 않고 납품했다”고 말했다. 손해를 알고서도 영농조합법인을 지키기 위해 농가가 힘을 모은 것이다. 그 결과 2013년에는 10억원, 지난해에는 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무엇보다 채소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지난해에도 양동지역 부추 재배농가는 가격 걱정 없이 생산에 전념할 수 있었다.
부추 재배농가 홍정기씨(62)는 “지난해 50t의 부추를 가공용으로 납품했다”며 “부추 가격이 내려갈 때는 가공용으로 수매하고 비쌀 때는 시장으로 내가기 때문에 농가는 생산에만 신경 쓰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는 재배농가가 늘어나 조합원도 151명이다. 냉동부추는 한해 평균 500t 정도 생산해 매일 15t 이상 납품한다. 주거래처인 CJ(씨제이)를 중심으로 연초에 납품 물량을 계약하면 조합원들로부터 수매 물량을 신청받는다. 현재 농가가 생산하는 부추의 30%가 가공된다. 부추 가격이 하락할 때 수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관상 하자일 뿐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부추도 가공용으로 수매하고 있다. 지난해 경우 550t의 부추를 수매했는데 이중 200t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부추를 수매해 농가소득 증가에 도움이 됐다.
영농조합은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대파·애호박·청양고추·얼갈이 등도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부추 소비 촉진을 위한 가공품 개발에도 주력해 인삼을 첨가한 진생베리 부추진액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부추를 분말·과립·환 제품으로 개발하고 이를 한 세트로 구성해 오는 설에 맞춰 판매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부추 농가 모두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단합이 잘 돼 경쟁력도 크다”며 “양동부추의 명성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농가의 부추 가격을 지원하는 영농조합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