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직접 만든 자재를 이용해 해충 등을 방제하는 김정오씨가 사과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직접 만든 각종 자재로 생리장해를 해결하고 해충 등도 예방하고 있습니다.”
경남 거창에서 7만6033㎡(2만3000평) 규모로 사과를 재배하는 김정오씨(67)는 밀증상과 노린재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방제하고 있다.
밀증상은 과육 내에 축적된 전분이 당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으로, 저장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심할 경우 껍질에 얼룩무늬가 생기기도 한다.
김씨는 이 같은 밀증상을 식용 염화칼슘을 물에 500배로 희석해 사과나무에 5회 이상 뿌려주는 방법으로 예방한다. 이렇게 하면 칼슘이 과육 세포 사이의 세포막을 튼튼하게 만들어 밀증상을 막아준단다.
그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칼슘제의 경우 1㎏당 2만원가량 하지만 식용 염화칼슘은 1㎏에 1000원 정도”라며 “칼슘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면 생산비를 줄이면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식용 염화칼슘은 칼슘농도가 75%로 칼슘제보다 5배가량 높은 만큼 7~8월 고온기엔 희석배율을 1000배 이상으로 늘려줘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온이 높을 때 칼슘을 과잉공급하면 약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김씨는 해충을 방제할 때도 직접 만든 자재를 활용한다.
그는 돼지감자의 잎·줄기·뿌리를 솥에 넣고 100℃ 이상에서 12시간 이상 끓인 물을 일반물에 25~100배로 희석, 작물에 뿌려준다. 돼지감자엔 이눌린이란 살충 성분이 있어 청벌레·나방류·애벌레·응애류·노린재 등의 해충방제에 효과적이란다.
햇빛반사구도 김씨가 개발한 유용한 자재 중 하나다. 햇빛반사구는 구 형태의 플라스틱을 태양광 반사 소재로 감싼 것이다. 줄기에 매달아 두고 사용하는 만큼 바닥에 까는 반사필름보다 설치가 간단하고 과수원 관리 때 불편함을 주지도 않는다는 게 그의 얘기.
김씨는 “햇빛반사구는 나무에 연중 달아 둘 수 있어 생육기간 내내 작물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며 “또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햇빛반사구에 대한 특허를 출원중이며 조만간 다른 농가에도 보급할 예정이다.
김씨는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다른 농업인들에게 전수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현재 귀농반·기초반·고품질반 등으로 구성된 사과 재배기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학교에선 실습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엔 학생들이 서로의 과수원을 돌아다니며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의 전정기술을 고스란히 가르쳐 주고 있다.
김씨는 “기술을 향상시키면 사과의 품질이 올라가고, 이는 소득증대로 이어진다”면서 “앞으로는 사과 가공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010-9723-6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