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제값 못받아…값안정책 호소”국회 농해수위 소속 여야의원 10명이 전하는 ‘설 농심’정부의 경제회생 방안서 정작 농촌소외 잇단 FTA·쌀 시장개방…불안감 고조 구제역·AI 장기화 로 지역침체 하소연 인력난 해소…농업규제 개혁 필요해 설 명절에 농촌 지역구와 고향을 다녀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우남) 소속 의원들은 “농산물 가격에 대한 아우성이 낭자했다”며 혹독한 농심(農心)을 전했다. 농산물 생산비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지만, 판매가격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떨어지면서 생활이 팍팍하다는 호소가 많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이번 설을 ‘웃음을 잃은 명절’로 만들었다는 게 의원들의 설명이다. 정치권을 향한 설 농심을 들어봤다. ◆경제살리기에 농촌은 소외…농산물 가격 안정대책 시급=농촌지역의 설 화두는 단연 ‘살림살이’였다. 생필품을 비롯한 물가는 오르는 데 농업인들이 손에 쥐는 농산물 판매가격은 오히려 줄면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유난히 컸다는 게 의원들의 전언이다. 김우남 위원장(제주 제주을)은 “정부의 경제회생 대책에 농촌이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다는 소외감이 크더라”며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 폭락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는 주문이 많았다”고 밝혔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땀 흘려 재배한 농작물이 제값을 받지 못한 채 팔리는 현실을 직접 확인하고 왔다”며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혁하지 못하면 농업·농촌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남 장흥·강진·영암)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우리 농축산업 손실이 얼마나 될지 걱정하는 농업인들이 많았다”며 “특히 쌀시장이 활짝 열린데다 쌀소비도 뚝뚝 떨어지면서 쌀농가들의 불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충북 충주)은 “쌀 직불금을 인상해달라는 요구를 많이 들었다”고 했고, 최규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북 김제·완주)은 “정부가 2014년산 쌀 6만t 추가 격리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인천 서구·강화을)은 “정부의 농업정책자금 금리 인하가 농촌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만큼 충분치 못해 실망감이 크더라”며 “저수지 준설 및 관개시설 확충, 항구적인 가뭄대책을 요구하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구제역·AI 언제까지…특단대책 내놔야=구제역과 AI 발생지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설 대목 경기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농심이 불안과 상처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은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가 엉망이 돼가고 있다”며 “구제역이 하루빨리 종식되도록 방역대책을 강화해달라는 요구가 줄을 이었다”고 했다. 이종배 의원은 “구제역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엄격히 검증해서 불안감을 해소해달라는 현실적인 요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최규성 의원은 “정부가 구제역이나 AI 발병 책임을 농가에게 전가한다는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며 “단순히 백신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악성 가축질병이 더 이상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의원도 “구제역이 2~3년 주기로 발생함에도 정부는 효과가 의심되는 백신만 강조한다는 하소연이 봇물을 이뤘다”고 전했다.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AI 발생으로 농가들이 생계를 걱정하는 마당에 지자체가 예산 부족을 핑계로 가축 매몰비용을 농가에 전가하고 있다”며 “AI는 전염성이 워낙 높고 피해가 커 개인의 힘으로는 예방과 박멸이 불가능한 만큼 매몰 비용을 국고로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높다”고 말했다.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하겠다=김우남 위원장은 “농촌의 빠른 고령화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업인들이 의외로 많았다”며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 중 하나가 외국인 근로자 채용인데, 이마저도 모자라기 때문에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의정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종배 의원은 “정부가 농업경쟁력을 높이고자 6차산업화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저런 규제 때문에 농사밖에 지을 수 없다는 하소연을 수없이 들었다”며 “농산물 가공판매가 농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은 “잇따른 FTA 추진 여파로 농산물 수입이 늘면서 빚만 늘고 있다는 푸념이 많았다”며 “갈수록 피폐해지는 농업·농촌의 회생을 위해 해결책을 고민하고, 정부에 근본적인 처방책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농업·농촌이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정부는 농업을 희생해가며 FTA를 체결하고 있다는 지적을 곳곳에서 받았다”며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FTA 무역이득공유제가 올해 안에 반드시 (국회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댁인 경북 안동에서 설을 쇠고 왔다는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은 “과일·채소값 하락, 구제역 확산, 인건비 상승, 한·중 FTA 협상 타결 등 농업을 둘러싼 악재가 겹치면서 성난 농업인들의 눈길을 마주 볼 수 없었다”며 “상임위가 가동되면 농산물 가격안정 대책부터 차근차근 챙기겠다”고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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