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마트가 최근 시판에 들어간 이집트산 대추야자 소포장품.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13일 농협중앙회·국제식물검역인증원 등 3개 기관 합동으로 진행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2015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슬람 식품시장 개척을 중국 수출 확대 등과 함께 올해 핵심 추진과제로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aT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해외지사를 설립해 현지시장 동향과 수출 유망품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토록 하는 동시에 국내 수출업체의 할랄 인증 취득을 지원하고 현지 상공회의소와 연계한 수출 상담회를 개최하는 것 등을 추진키로 했다.
aT의 이런 추진 계획은 중동지역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문화권의 경제·정치적 중요성을 주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인구의 30%에 달하는 20억명이 중동을 포함한 이슬람 문화권에 거주하는데다, 이 지역의 식품시장 규모가 전 세계의 13%인 7000억달러에 이르는 등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들이 발빠르게 이슬람권 농산물 취급을 확대하고 있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롯데마트는 대형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이집트산 대추야자를 13~18일 전국 모든 점포에서 할인판매하는 행사를 전개했다. 업체 측은 대추야자가 중동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과육이 달고 상온에서도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외에도 최근 인터넷 등지에서 남성들의 스태미나(체력)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을 배경으로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며 취급 배경을 설명했다. 행사기간 매장 판매가격은 800g들이 한팩당 4500원이다.
사실 중동산 농산물의 국내 시장 진출은 자몽과 석류 등 최근 국내 소비기반이 넓어지고 있는 구색 수입과일 분야로 이미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본지가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자몽은 2010년 1월 이후 올 2월 말까지 모두 6만3067t이 수입됐다. 이 중 범중동국가로 분류되는 이스라엘산은 2010년 777t, 2011년 666t, 2012년 1770t, 2013년 1070t, 2014년 2939t이 수입됐다. 올 들어서도 2월까지 621t이 반입됐다. 이스라엘산 석류는 수입량 기준으로 2013년 이후엔 미국산과 남아프리카공화국산에 이어 3위를 차지하지만 최근 5년간 수입량 합계치에선 미국산에 이어 2위를 점유하고 있다.
석류도 이란·이집트산이 원조격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 등지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 등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석류의 원산지가 현재의 이란인 페르시아이고 이곳의 고온건조한 기후에서 재배한 석류가 국산에 견줄 수 없을 만큼 품질이 빼어나다거나, 고대 이집트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었다는 등의 얘기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수입과일 취급업체 등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조치에 따라 현지 원자재와 농식품의 국내 수입이 금지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란산 석류는 2010년 이후 5년 동안 57t(2011년)이 수입된 것으로만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나 터키·파키스탄 등 인근 국가나 이슬람국가로 우회 수출돼 국내 반입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실제 수입량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