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오렌지’의 명맥을 잇고 있는 오흥부씨가 수확을 앞둔 ‘청견’ 시설하우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주인공은 오흥부씨(64·제주 서귀포시 상효동). <궁천조생>과 <트로비타>오렌지를 교잡해 육성한 <청견>은 달고 시원한 맛이 일품으로, 오씨는 노지감귤만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에 1990년부터 6600㎡(2000평)의 시설하우스에 <청견>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재배방식도 처음부터 유기농을 택했다.
“지금이야 완전히 자리를 잡았지만 그땐 친환경농법에 대한 개념도 생소하던 시기여서 유기재배 방법이나 자재가 없다보니 고생 좀 했습니다. ‘괜한 짓 한다’고 주변에서 걱정과 비아냥도 많았고요.”
“어떤 병해충이든지 주변에 천적과 약재가 다 있기 마련”이라는 오씨는 초창기엔 후박나무 등 한약재의 즙을 채취해 희석해 뿌리다 나중엔 나무와 풀 등 약재를 달여낸 물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특히 오씨가 강조하는 것은 땅심을 살리는 것으로, 매년 파쇄목과 미강을 섞어 잘 발효시킨 퇴비를 충분히 주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판로도 일반인과는 확연히 다르다. 100% 직거래로 판매하는데 90% 정도는 아이쿱생협으로, 나머지도 단골 등에게 직거래로 판매한다.
그가 <청견>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는 소박하다.
“1991년엔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만찬장에서 제가 재배한 <청견>을 맛본 이들이 제주에서도 이런 귤이 나오느냐며 놀라워했어요. 그래서인지 유독 애착이 가요.”
그가 생산한 <청견>의 품질이 일정 수요를 받쳐 줄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은 알려진 일이다. 지난해 농협의 친환경 농축산물 디저트 매장 오가페에선 두 달 동안 그가 재배한 청견을 이용한 생과일주스가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제주친환경농업인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언제든지 농장을 열어놓고 농업인들의 견학을 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