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선거 조합장 시대⑴신임 조합장에 바란다“첫째가 판매…경제사업 매진을”갈등 털어내고 화합·실천의 지도력 발휘할때 변화와 혁신 부응…조합원 협력 이끌어 내야협동조합 가치에 맞는 경영목표 달성 노력을 3·11 동시조합장선거로 선출된 조합장들의 4년 임기가 21일부터 개시됐다. 농협은 1961년 창립 이후 28년 만인 1989년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민선 조합장 시대를 열었고, 그후 25년 만에 전국 농협이 같은 날에 조합장을 선출하는 동시선거 조합장 시대를 맞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탁관리 아래 올해 처음 치러진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원들의 높은 참여 열기와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명실상부한 국민의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동시선거를 통해 새출발하는 조합장들은 선거로 인한 반목과 갈등을 털어내고 솔선수범하는 화합과 실천의 지도력을 발휘해 농협과 지역농업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견인차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한기홍 충남 아산시 둔포고품질쌀영농조합법인 대표(54)는 “농협은 이제야말로 협동조합의 본령인 경제사업에 매진해 판매농협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면서 “쌀 관세화 등 국민의 주식인 쌀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농협이 쌀 유통 활성화의 중심축이 되도록 조합장들이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충북 괴산의 인삼농가 김인태씨(65·청천면)는 “우선 선거에서 불거졌던 갈등은 모두 잊고 조합원만 바라보고 모든 것을 끌어안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인삼을 비롯한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키우고, 판매에 대한 걱정없이 열심히 농사만 지을 수 있도록 신임 조합장들이 경제사업에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서 1만6500㎡(5000평)의 사과농사를 짓는 박중억씨(58·서후면 성곡리)는 “정보화 시대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정보가 생명인 만큼 영농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농협에서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면 조합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런 분야에 조합장이 적극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진영 전국한우협회 강원 홍천군지부장(64)은 “한우고기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대다수의 한우농가들이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농가들이 안심하고 한우를 키울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사료값 안정 등 생산비 절감방안을 농가와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양돈농가 손종철씨(60·전북 군산시 서수면)는 “소 사료는 다양하게 개발돼 한우농가들이 고품질 쇠고기 생산에 전력하고 있는 데 비해 아직 양돈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양돈 전용사료 개발에 축협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조합장들이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박규원 전국새농민회 전남도회장(63·전남 영암군 송평리)은 “저금리 기조가 확대되면 농협이 기존처럼 신용사업에만 의존해서는 생존하기가 힘들 수 있는 만큼 경제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농협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수출 농산물 개발에 적극 나서고 판로를 개척해 나가는 데 조합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규숙 농가주부모임 부산시연합회장(55)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우리 농업·농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농협의 참신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소통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현장 중심의 농협으로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강숙 고향주부모임 경기도지회장(64)은 “조합원들의 농협과 농업 발전에 대한 성원을 한데모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함으로써 소비자에게도 신뢰받는 농협으로 만들어 달라”면서 “농협 발전을 위해서도 고향주부모임은 필요한 조직인 만큼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박순연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목표다”라며 “신임 조합장들은 협동조합과 조합원의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물량 확대, 원가절감, 신기술 도입 등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고 조합원의 전이용, 이용 규모에 따른 배당 등을 통해 조합원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조정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해남 제주대 교수는 “신임 조합장들은 이번 선거로 나타난 조합원들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관심과 열망을 이어받아 조합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제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활동에서 벗어나 조합원 전체의 농업기술에 대한 지식을 높이는 방안과 앞으로 우리 농업을 짊어지고 갈 젊은 조합원 육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단순한 조합 간의 경쟁을 넘어서 같은 품목별 조합끼리 똘똘 뭉쳐 세계 무대에서도 뒤지지 않는 대외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반 조성에도 힘을 합치는 대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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