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특급탁송화물(이하 특송화물)을 통한 검역 대상 축산물·식물 반입 건수는 68만5000건으로 2013년 16만1000건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축산물이 28만건, 식물이 40만5000건이다.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월 말 현재 벌써 지난해 절반 수준인 34만1500여건이 반입됐다.
특송화물이란 페덱스(FedEx)·디에이치엘(DHL) 같은 특급탁송업체가 우리나라로 반입하는 물품으로 인터넷을 통한 해외직구 물량이 60~70%를 차지한다.
특송화물을 통한 반입건수는 축산물이 2012년부터, 식물은 2014년부터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물의 경우 퀴노아·렌즈콩 등 이른바 슈퍼푸드와 견과류·향신료가 주를 이루며, 축산물은 시험연구용 동물성 가공단백질 제품, 애완동물사료, 녹용, 유제품, 육가공품이 대부분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특송화물 전담 검역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3년까지 해당 인력은 2명에 불과했다. 이후 반입 건수가 급증하면서 검역인력이 6명(식물 2명, 축산물 4명)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한명이 하루에 검역할 수 있는 최대량은 식물의 경우 약 48건이다. 식물 검역 전담인력이 2명이기 때문에 40만5000건(2014년 기준)을 모두 처리하려면 11.5년(4218일)이 걸리는 셈이다. 하루 최대 처리량이 40건인 축산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기준(28만건)으로 반입 축산물을 모두 검역하는 데 4.79년(1750일)이 걸린다.
검역본부는 현재 비전담인력까지 검역에 투입, 검역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인력 사정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이 인천공항 내에 특송물류센터를 신축·운영할 계획이어서다. 내년 3월 문을 여는 이 센터는 특송업체들을 집적화함으로써 검역 효율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되지만 문제는 24시간 운영체제라는 점이다. 현재 일과 시간 중에만 이뤄지는 축산물·식물 검역이 24시간 체제로 바뀌어 소요 인력도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동·식물 검역 건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도 인력이 부족한 탓에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악성 해외 병해충의 유입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2015년도 1·4분기 수입식물 병해충 검출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1·4분기에 수입된 농산물 가운데 199만4059건을 검역한 결과, 2335건에서 285종의 병해충이 검출됐다. 이는 지난해 1·4분기 1662건에 견줘 40.5%나 급증한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특송화물 전담 검역 인력 확충을 관계기관에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