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 다육식물 최고예요!” 남미농원 도남호씨(왼쪽부터)가 선인장 농업인 김태훈·고해진씨와 함께 갖가지 선인장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 선인장을 키우던 친구가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같이 왔어요. 그때 다른 작목에 비해 일손이 덜 들고 높은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작목이라는 생각에 재배를 시작했죠. 처음에는 선인장 불모지나 다름없던 곳인데 이젠 ‘제2의 고양’으로 불리고 있으니 그동안 고생이 헛되지는 않았다 싶습니다.” 남미농원 도남호씨(58)의 말이다.
물론 처음엔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농가마다 나름의 재배경험을 갖고 시작한 일이라 큰 문제는 없었지만, 워낙 적은 자본으로 시작한 까닭에 시설투자가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명당리 선인장은 금세 다양한 종류에 꽃색이 아름답다고 알려지면서 수집상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2000년대 초반의 일로, 도씨 등이 규모화를 꾀하기 위해 명당리선인장작목반(반장 김두석)을 만든 것도 그즈음 일이다.
가까운 곳에 경기 남부 최대 규모인 남사화훼유통단지가 자리한데다, 안성 일대가 사통팔달로 길이 뚫리면서 명당리는 자연스레 다육식물의 새로운 메카로 떠올랐다. 8개 농가가 20㏊ 규모의 하우스에서 수백종의 다육식물을 키우며 한해 수십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 하지만 명당리 사람들은 요즘도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제2의 고양으로 불리는 것에 만족한다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재홍 경기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연구사는 “안성지역은 기후와 토질, 교통 여건 등이 좋아 짧은 재배역사에도 불구하고 선인장 주산지로 자리잡았다”면서 “여기에 작목반원들이 새로운 품종 및 재배기술 개발에도 열심이어서 전국 최고의 선인장단지로 자리잡는 것도 머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