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늘농가들 사이에서 ‘마늘박사’로 통하는 충북 단양의 조장희씨가 오랜 가뭄을 이기고 재배한 마늘을 자신의 주먹과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충북 단양에서 극심한 가뭄을 이기고 최고 품질의 마늘을 생산해낸 농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매포읍 어의곡리에서 40년째 마늘농사를 짓고 있는 조장희씨(62)가 그 주인공. 최근 수확을 끝낸 조씨의 마늘은 오랜 가뭄 가운데 자란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이 주먹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올해 9만9000㎡(약 3000평) 규모의 마늘밭에서 3500접의 마늘을 수확한 조씨. 그는 지름 4.5㎝ 이상의 마늘이 무려 80%를 넘을 정도로 풍년 농사를 기록했다고 자랑한다.
명품마늘 생산을 위해 오로지 마늘연구에만 몰두해 온 결과라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단양마늘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씨는 주변에서 ‘마늘박사’로 통한다.
조씨는 고품질마늘 생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우량 씨마늘 확보와 건강한 토양 만들기를 손꼽았다. “20여 년 전부터 주아재배로 씨마늘을 만들어 사용해 왔습니다. 좋은 씨마늘을 만드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인내 없이는 결코 좋은 씨마늘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하는 조씨는 “외통마늘에서 얻은 주아를 기반으로 7회 이상 주아재배 과정을 거쳐야 농가 토양에 맞는 고품질 씨마늘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변의 많은 농가들이 처음 한두해 동안 주아재배를 시도하고는 원하는 씨마늘이 나오지 않으면 포기해 버려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7회 이상 반복해 주아재배를 한 씨마늘은 순종에 가까워져 어느 지역에서 재배를 해도 고품질 마늘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 조씨에 따르면 경북과 충남, 전북 등 전국 각지의 농가들이 그의 씨마늘을 사용하고 있고, 심지어 제주에서도 씨마늘을 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조씨는 특히 건강한 토양 만들기를 위해 고추와 마늘을 돌려짓기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다. 연작도 무방하지만 고품질 마늘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또 볏짚과 퇴비를 많이 사용한다. 볏짚은 왕겨와 함께 사용하며 땅속 유기물 함량을 높이고 가을 비닐 멀칭에 이은 이중피복 역할을 한다.
“마늘은 비료를 싫어하는 작물입니다. 비료를 많이 쓰게 되면 잎마름병이나 탄저병 등에 약해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퇴비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퇴비는 13.2㎡(약 4평)당 1포꼴로 살포, 토양의 산도(pH)를 6.5로 유지하고 있다.
물관리 요령도 귀띔했다. 스프링클러로 물관리를 하는데 5월10일 이후 10일 간격으로 물을 살포해 주고 있다. 그 이전에 물을 너무 자주 주면 쪽수가 많아져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조씨는 또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작물이 병에 강해지고 양분을 제대로 흡수하도록 도와줘 마늘 인편이 커지게 된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조씨는 3.3㎡(1평)당 평균 4㎏ 이상의 마늘을 수확, 한 해 1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씨는 “전국 마늘농가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주기 위해 한창 생육기에는 마늘밭을 현장체험 장소로도 활용하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신기술 연구에 계속 매진해 단양마늘을 전국 최고의 명품마늘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