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시의 육계 사육농가로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증상을 보이는 닭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농림축산식품부 AI상황실에 접수됐다. 상황실 근무자인 K주무관은 즉시 ‘빅데이터 기반 동물질병방역시스템’에 접속, 신고 농장의 주소와 임상증상을 입력했다. 그러자 그동안 해당 농장을 방문한 사람과 차량 등이 모니터에 고스란히 뜨고, 이들에 의해 다른 곳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는 농장과 축산 관련 시설이 화면속 지도 위에 표시됐다. 방문빈도와 접촉한 농장(시설)의 수에 따라 점의 크기와 연결선의 굵기도 다르게 표시됐다. 어느 농장(또는 축산시설)이 더 위험한지를 즉시 알수 있게 보여준 것이다.
K주무관은 문제의 농장이 있는 시군 담당자에게 즉시 전화를 걸어 AI 확산이 예상된 지점에 방역초소와 소독시설이 설치됐는지를 확인하고 철저한 방역 조치를 부탁했다. 이후 AI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진정될 수 있었다.
구제역과 AI 등 악성 가축전염병 방역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도 창조비타민프로젝트 2차 과제’로 농식품부가 내놓은 ICT 기반 동물질병 대응체계 구축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과학·정보통신을 사회 각 분야에 접목해 현안을 해결하고 산업 활력을 제고하는 융합프로젝트가 바로 창조비타민프로젝트다.
기존에는 구제역이나 AI 등이 발생했을 때 병이 발생한 농장 종사자나 출입자의 진술, 일부 개인기록에 의존해 이동사항을 파악하는 게 전부였다. 따라서 해당 전염병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 도입키로 한 시스템은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의 축산 차량이동정보, 동물 검역자료, 농가정보, 통신사 이동통신통계데이터 등 축산 현장의 다양한 빅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동물 전염병의 확산 경로를 추적, 정밀한 선제 방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스템은 특히 구제역이나 AI 바이러스와의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과 차량도 실시간으로 방역 당국에 통보해 전파 의심자나 차량의 이동을 즉시 통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질병발생 위험 정도를 시각화해 질병확산 슈퍼 전파자의 역할을 하는 농가를 표시하고, 방역조치 우선 농가를 제시하는 등 과학적인 방역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