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업계에 따르면 올 초 설 대목장을 앞두고 기대치에 못미쳤던 한우 도매가격이 3월부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쇠고기 수입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축산물 수입검역 실적을 살펴보면 올 1~2월 쇠고기 수입량은 2만2982t, 1만597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98t, 4937t 감소했다. 그러던 것이 3월 들어선 큰 폭의 증가세로 전환돼 1년 전 수준(2만4761t)에 근접한 2만3535t을 기록하더니 4월엔 2만3952t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수입량(2만3256t)을 앞질렀다. 5~6월에도 쇠고기는 지난해 같은 때(2014년 5월 2만1730t, 6월 2만3776t)보다 많은 2만4819t, 2만8102t이 수입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입량 급증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우 값 강세 현상이 적어도 올 추석 명절이 낀 9월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우 값 상승세를 틈타 수입 쇠고기 유통업체들이 적극적인 판매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다는 점과 연말엔 수입 쇠고기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 또한 하반기 수입량이 늘어날 것이란 견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소값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도 하반기 쇠고기 수입량은 8~9월 4만5000~5만t, 10~12월 7만5000~8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4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15.8%, 3.9~10.8% 증가한 수치다. 이럴 경우 올 한해 전체 쇠고기 수입량은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쇠고기를 수입했던 지난해(27만9680t)와 맞먹는 수준이 된다.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쇠고기시장이 개방된 2001년 이후 네번째로 많은 것이다. 2001년 이후 지난해보다 쇠고기 수입량이 많았던 때는 2002년(29만2000t), 2003년(29만3000t), 2011년(28만9000t)뿐이다.
이에 따라 쇠고기 자급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해 50%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쇠고기 자급률은 2013년(50.2%) 처음으로 50%를 넘어섰으나 지난해 48.1%로 2.1%포인트 낮아졌다.
이형우 농경연 전문연구위원은 “올 상반기 쇠고기 자급률은 47.9%로 추정된다”며 “하반기 쇠고기 수입량도 2014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올 한해 자급률은 4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엽 전국한우협회 전무는 “자급률이 50% 아래로 하락한다는 것은 국산 쇠고기보다 수입 쇠고기가 더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국내 쇠고기시장이 수입 쇠고기에 잠식당할 수 있다”며 “농가와 생산자단체는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통해 한우 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부도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