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재배 농업인 문윤만씨(왼쪽)가 한원영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사와 함께 생육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콩 농사로 한해 1억원 정도 수입을 올립니다.”
전북 김제 진봉면에서 6만6000㎡(2만평)의 콩 재배를 하는 문윤만씨(59)는 최근 몇년간 콩 값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고소득을 올리며 안정된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경영의 바탕에는 영농 규모화의 뒷받침도 있지만 보다 든든한 배경은 높은 생산성에 있다. 지역에서 콩 농사 좀 한다 하는 농가들이 10a(300평)당 300㎏ 정도를 수확하는데 문씨는 이보다 30% 이상 많은 400㎏ 을 거둔다. 주산지 농가 평균수량 206㎏에 비해서는 거의 두배에 달한다. 그 비결은 바로 신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2010년 귀농해 부친의 농사를 물려받은 그도 초기에는 수량이 일반 농가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많은 콩 생산 농가들을 찾아다녀보니 대부분 경험치(관행)에 의존한 영농을 하더군요. 수량증대를 위한 새로운 기술과 품종이 절실했습니다.”
문씨는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이 보급하는 표준재배법(도표 참조)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영농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가 가장 먼저 주목한 핵심기술은 ‘잡초’였다. 문씨도 한때 잡초방제를 소홀히 했다가 수량이 20% 줄어 쓴맛을 본 적이 있다.
그는 “보통 잡초방제를 한번에 그치는 농가들이 많은데 6~7월 중 3번 정도 방제를 하면 수량이 몰라보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진청 표준재배방식에 따라 잡초방제를 이행한 농가와 일반농가의 수량격차는 무려 49%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씨는 관수와 배수도 콩 수량증대를 위한 핵심기술의 하나로 꼽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논콩은 배수, 밭콩은 관수가 중요하며, 꼬투리가 달린 이후 특히 콩알이 커지는 시기에는 토양수분이 부족하지 않게 관수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해충 관리 역시 농진청이 제시한 방제법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 문씨는 “많은 농가들이 콩을 부수작물 정도로 생각해 병해충 방제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노린재와 불마름병 등을 적기에 방제하지 않으면 수량이 뚝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문씨는 품종 선택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그는 3960㎡(1200평)의 시범포를 두고 정부 보급종을 중심으로 10~25개의 품종을 재배해 특성을 비교검정, 수량성 및 내병성이 우수하고 작부체계에 알맞은 3~4개 정도의 품종을 선발해 이용한다.
그는 “식량과학원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보급하는 신품종은 기존 품종보다 형질이 개량된 것인 만큼 특성을 잘 살펴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콩 수량을 60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문씨는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생산성을 높이면 수입개방의 파고 속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 055-350-1267.
김제=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 수량 확실히 높이는 콩 재배법은
잡초 없애면 콩이 산다 <일반농가와 수량격차 49%>
잡초를 방제하지 않으면 콩의 키가 지나치게 커지고 줄기가 연약해져 쓰러지기 쉽다. 제초제는 토양처리제(싹 나기 전)의 경우 파종 후부터 3일 이내에 살포한다. 경엽처리제(싹이 난 후)는 화본과 잡초 3~5엽기에 처리한다. 북주기를 이용한 잡초방제는 제초제 살포 시 파종 후 30~40일경 1회 실시, 제초제 무살포 시에는 파종 후 30일경부터 개화 10일 전까지 2~3회 시행한다. 비닐피복을 한다면 밑거름 살포 및 로터리작업 후 가급적 파종 직전에 한다.
목마른 콩에 물 주세요<일반농가와 수량격차 21%>
6월과 9월 토양수분 부족에 주의해야 한다. 개화기나 어린 꼬투리 시기에 가뭄피해를 입으면 꽃과 꼬투리가 손실된다. 콩알이 커지는 시기에는 콩알 무게나 크기가 줄어 수량감소로 직결된다. 이때 추가 관수하면 1회마다(3회까지) 10a당 17㎏씩 증수된다. 고랑에 물 흘려대기는 고랑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을 천천히 흘려주는 방식으로 한다.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관수는 땅을 밟았을 때 물이 스며 나올 정도로 충분히 한다.
병해충 잡아야 백전백승<일반농가와 수량격차 36%>
노린재를 방제하지 않으면 꼬투리 피해가 심해 수량이 크게 감소한다. 발생 초기에 적용약제를 이용해 10~15일 간격으로 2~3회 살포하면 효과적이다
트랩을 이용할 경우 산에 인접한 곳은 4월 초순~11월 중순까지, 평야지는 7월 초순~수확기까지 설치한다. 불마름병과 들불병 등 세균병에는 저항성품종 재배가 효과적이다.
◇도움말=한원영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사
■ 일손 덜들고 기계화에 적합한 콩 품종은
‘우람’ 내병성 좋아…‘해품’ 도복·탈립에 강해
◆우람=기계수확 적응성이 매우 높은 장류용 콩. 황색 대립(25.8g/100립). 수량 10a당 327㎏으로 대원콩보다 15% 증수. 불마름병과 콩바이러스(SMV)병에 강함. 파종적기는 6월15~20일. 적응지역은 충청이남 이모작지대.
◆해품=기계수확 적응성이 매우 높은 나물용 콩. 불마름병·바이러스병·도복·탈립에 강함. 수량 10a당 301㎏으로 매우 높음. 콩나물 특성이 매우 우수하며, 기존 나물콩 재배지에서 잘 적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