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덕씨가 악취 저감 및 축사 오·폐수 처리 시설인 10단계 활성오니시스템의 정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부친의 가업을 이어 19년째 양돈업에 종사하고 있는 조상덕씨(42·충남 논산시 은진면)는 고품질·친환경 마인드로 똘똘 뭉친 젊은 양돈인이다.
대한한돈협회 전국 120명의 지부장 중 최연소 지부장이기도 한 그는 “논산은 충남의 대표적 양돈단지지만 회원들이 똘똘 뭉쳐 방역에 힘쓴 덕분에 지난 구제역을 피했다”며 자신이 총책을 맡고 있는 논산지부에 대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최근에는 지부 일을 챙기느라 사육 규모를 모돈 280여마리에 자돈과 비육돈 약 3000마리 수준으로 줄였지만, 조씨는 사육기술·농장경영 등 다방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도 축산인이다. 2년 전에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등급판정 결과가 꾸준히 잘 나오는 비결이 뭐냐”며 농장으로 직접 문의를 해왔을 정도다.
조씨는 상위 등급 출현율을 높인 비결로 출하를 앞둔 돼지의 제한급여와 ‘출하 전 절식’ 준수를 꼽는다. 출하 12시간 이전에는 사료급여를 끊어야 하는 ‘출하 전 절식’의 경우 지난해가 돼서야 축산물위생관리법이 개정되며 의무화됐지만, 조씨는 15년 전부터 이미 ‘출하 전 절식’을 철저히 지켜왔다.
농업인들 사이에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출하 전 사료급여를 과감히 버린 것은 절식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됐기 때문이다. 15년 전 12시간 이상 도축장에 계류한 돼지가 값이 더 좋았던 것을 경험한 이후 사료비·등급 등을 꼼꼼히 따져본 끝에 절식하면 마리당 사료비가 1500원 절감되고 등급판정에서도 100~200원 이익을 본다는 것을 통계적 수치로 확인했다.
자신이 터득한 노하우를 이웃에도 전파해온 조씨는 “지금은 많이 정착됐지만, 아직도 무게를 늘리기 위해 사료를 먹여 출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절식은 육질 향상은 물론 폐기물 감소, 도축비용 절감 등 이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육질 개선과 더불어 요즘 양돈업계 최대 현안인 민원 해결에 성공한 사례로는 미생물 급여를 들 수 있다. 그는 락토바실러스·플란타늄 등 유산균을 배양, 사료급여시 함께 급여해 육질 개선은 물론 악취 저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미생물이 사료 효율을 높이고 변 분해를 촉진한 덕분에 돈분에서 풍기는 악취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이 밖에 10단계 활성오니시스템을 활용해 축사 오·폐수를 정화하고, 정화된 물 중 일부는 다시 축사로 넣어 슬러지 피트로 이용하는 것도 그의 친환경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조씨는 “올해 하반기에는 원로 양돈인들의 노하우를 수집해 2세 양돈인들에게 전파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젊은이들이 기피하지 않는 양돈업, 주민과 함께하는 즐거운 양돈업을 꼭 실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