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배 착과불량 피해가 심각한 전남 영암지역의 배밭을 찾아 피해상황을 확인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올봄 이상저온 등으로 착과불량 피해를 본 전남과 울산 지역 배 재배농가에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복구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농업재해에 이상저온 현상 등이 포함됨에 따라 복구비 지원 심의를 하고 피해농가에 복구비를 지원키로 했다.
전남지역 지원 규모는 국비 25억3500여만원, 도비와 시비 10억8600여만원 등 모두 36억2100여만원이다. 전남지역 복구비 지원 대상농가는 2100여가구이고, 피해면적은 2481㏊이다. 이들 농가에는 농약대와 생계비 지원을 비롯해 농축산경영자금 상환연기, 이자감면 등의 혜택을 준다.
울산 울주군 역시 농림축산식품부가 4월에 발생한 이상저온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함에 따라 배 과수농가에 복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복구비 지원 규모는 국비 2억4150만원(70%), 시비 4140만원, 군비 6210만원 등 모두 3억4,500만원이다. 대상농가는 333가구에 피해면적 406.1㏊ 규모다.
배 주산지인 울산지역은 배꽃 만개시기인 4월4~14일까지 11일간 평균 10℃ 안팎을 오르내린 들쭉날쭉한 일교차로 전체 배 과수면적의 46%가 착과불량 피해를 입었다. 특히 서생면의 경우 피해가 가장 컸다.
농업재해대책법에 따르면 배 착과불량 피해율이 50% 이상인 농가의 경우 복구비는 1㏊(3000평)를 기준으로 농약대 47만원과 생계지원비 91만원 등을 포함해 150만원 정도다.
이에 대해 농가들은 “피해가 심한 농가의 경우 수확할 수 있는 배가 거의 없는데도 재해복구비는 너무 적다. 누가 이것을 보상이라고 생각하겠느냐”면서 “정부에서 재해복구비를 지원해준 것은 다행이지만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현실성 있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심규호 울주 서생농협 상무는 “재해복구비는 피해 농가에 실질적인 보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추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배 수확기 때 포장상자 지원 등 판매부분에서 보조를 해줘 농가들의 경영비 부담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 상무는 이어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적과전종합위험 보장방식보험’(종합보험)이 도입됐지만 가입 농가는 아주 적었다”면서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많은 농가들이 종합보험에 가입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선중 나주 금천농협 조합장은 “이 기회에 농작물재해보험 제도를 대폭 손질해 특정위험과 종합위험 방식을 하나로 묶고 정부의 재해복구비도 포함해 농가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완전한 보험이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농가들도 갈수록 기상이변 등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재해보험에 적극 가입해 예기치 않은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환 울주군 농업정책과장은 “이번 착과불량 피해 농가에 주는 재해복구비 이외에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없다”면서 “내년에는 배꽃 개화기 기상이변에 따른 착과불량 등의 피해를 줄이고 결실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농가에 수분수 식재 지원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우용 농림축산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 사무관은 “민간사업인 농작물재해보험과 정부의 재해복구비는 성격이 전혀 다른 사업인데다 특정위험방식과 종합위험방식을 하나로 묶으면 오히려 선택 범위가 제한돼 통합을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면서 “농가 희망에 따라 포괄적인 재해 보장을 원하면 종합위험방식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두 방식을 통합하는 방안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