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의 당면 현안은 단연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대한민국 1호 FTA인 ‘한·칠레 FTA’가 12년차를 맞았고, 미국·유럽연합(EU)과 맺은 FTA가 서서히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농업인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2014년 우리가 수입한 농산물의 FTA 체결국 비중은 55%였고, 중국과의 FTA까지 발효되면 그 비중은 80%로 뛴다. 국내 농업생산액 2~4위인 돼지고기·쇠고기·닭고기는 2028년부터, 오렌지·포도·체리는 2018년부터 전량 무관세로 수입될 전망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같은 거대 FTA도 곧 밀어닥칠 기세다.
농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급변하면서 한국농업의 생존전략 마련도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넋 놓고 있다가는 수입농산물에 안방을 통째로 내줄 수 있다. 그렇다면 농업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유비무환의 자세로 준비하고 노력한 사람만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FTA 시대를 맞아 내가 재배하는 농산물 관세는 어떻게 바뀌고, 수입가격은 얼마쯤 될 것이란 정도는 알아야 한다.
해가 다르게 값이 뛰는 농자재에 마냥 의지해서는 ‘헛농사’를 짓기 십상이다. 생산비를 더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재배과정에서 맞닥뜨린 문제를 시원스레 해소해줄 전문가 연락처도 휴대폰에 저장해 놓고 있어야 한다.
소비시장의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FTA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 간편성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산지에서 반가공해 유통하거나 포장단위를 조정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구입하는지, 가격대는 얼마를 선호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물론 개별 농가 입장에서 이런 세세한 부분을 일일이 알아보기에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농민신문>은 ‘연중기획 - 한국농업 길을 찾자’ 시리즈의 하나로 개방의 물결에서 우리 농업과 농업인들의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FTA 시대 품목별 대응전략’을 시작한다. 품목은 FTA 노출 위험이 크고, 한국농업을 대표할 수 있는 마늘·감자·건고추·돼지·한우·화훼류·포도·사과·인삼·감귤 10개를 선정했다.
기획에서 <농민신문>은 품목별 개방 일정과 수입 동향을 점검해 보고, 생산비 절감방안을 전문가들과 고민해본다. 정부·지자체의 품목별 육성방안과 기술·유통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알아보고, 선도농가의 성공 비법을 소개하며, ‘생산’ 중심의 농업 틀을 깨서 농업을 고부가가치화하는 방안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