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류 소비 증가세로 반등=고추장·간장·된장 등 장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식품으로 장기간의 숙성과 발효과정을 필요로 하는 우수한 식품이다. 하지만 식단이 점점 서구화되는데다 저염식이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최근 들어 장류 소비는 감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장류 출하량(판매량)은 2010년 55만3517t에서 2012년 49만7725t으로 10%나 줄었다. 다행히 2013년 50만9390t으로 반등한 장류 출하량은 지난해 53만9060t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2010년 출하량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국수출부장은 “100% 국산 원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제품과 기존 제품에 비해 덜 짜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저염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도 늘고 있다. 장류 수출량은 2009년 2만2491t에서 매년 늘어 2014년 3만1089t으로 증가했다. 장류 최대 수출 대상국인 미국의 경우 한인 소비자가 많은데다 비빔밥 등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장류 수출이 늘고 있다. 중국은 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한식당이 많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고추장 소비가 증가했다.
◆장류산업 육성 위한 종합대책 필요=장류산업은 2012년 ‘1조원 시장’이 됐다. 여타 식품산업과 비교했을 때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장류산업이 커질수록 국내 콩·고추 농가의 판로가 확대될 수 있고, 전통방식으로 장류를 제조하는 업체나 농가를 중심으로 농업의 6차산업화도 촉진될 수 있다.
장류산업이 이처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부는 장류산업 육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4년 업무보고 시 전통식품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장류산업 발전대책’을 그해 6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책에 담을 만한 마땅한 내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장류산업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매우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우수한 발효식품으로서 장류의 기능성을 홍보하고, 장류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또 학교급식에 장류 사용을 확대하고, 장류의 품질 표준화와 안전성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수출국 현지 요리에 한국 장류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어떤 재료와 잘 어울리는지 등에 대한 연구와 홍보가 필요하며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광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장류산업 발전이 국내산 콩·고추 등의 사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