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김천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나채효씨는 칼슘액비 자가 제조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면서도 고품질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나씨가 직접 만드는 칼슘액비의 핵심은 멸치를 사용하는 것. 그것도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2시간 정도 삶아서 이용하는 것이 그만의 비법이다. 그는 200ℓ의 물과 활인산 10ℓ, 당밀 20ℓ, 혈분액 40ℓ를 섞은 후 삶은 멸치 10㎏을 넣어 칼슘액비를 만든다. 이때 멸치를 삶은 물도 함께 넣는다.
원료를 잘 섞은 후에는 물을 400ℓ까지 채우고 액비가 완성될 때까지 아침저녁으로 저어준다. 여름에는 5일, 겨울에는 7~10일 정도면 칼슘액비를 완성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김천시농업기술센터는 이 같은 나씨의 칼슘액비 제조법을 책자에 실어 다른 농가에도 권장했다. 임병엽 김천시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과 주무관은 “포도는 칼슘과 인산 공급이 중요한데, 나씨가 만든 액비는 칼슘·인산 공급에 적합해 과실이 단단해지고 착색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나씨는 물 450ℓ(25말)당 칼슘액비 10ℓ가량을 넣어(40~50배 희석) 사용한다. 사용시기는 포도잎이 다섯장 정도 나왔을 때부터 생장조절제(지베렐린·GA)를 처리하기 전까지. 이 기간 동안 그는 일주일 단위로 칼슘액비를 4~5회 관주한다. 그는 “자가 제조 칼슘액비를 주고부터 당도가 1~2브릭스(Brix) 정도 오르는 효과를 봤다”고 자신했다.
자가 제조 액비는 당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생산비 절감 효과도 있다. 칼슘액비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12만원. 1만3200㎡(4000평)의 과원에 영양제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자재비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나씨는 지베렐린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비용을 줄이고 있다. 물 15ℓ(8되)에 지베렐린 캡슐 4개를 사용(12.5ppm) 하는데, 그는 “이렇게 하면 지베렐린 구입 비용을 50~6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데다 알솎기를 해야 하는 수고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도농가에 가장 큰 고민거리인 알솎기에도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알솎기를 할 때 수직 방향으로 한 줄을 훑어내는 것. 옥수수처럼 줄을 맞춰 쭉 따주는 간단한 방법이다. 한송이당 이렇게 한줄씩 세군데, 총 세줄을 하거나 간혹 사선으로 세줄을 따주면 작업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이 나씨의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알솎기 작업을 하면 한송이 작업을 완료하는 데 1~2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나씨는 적정 착과(열매 달림)를 통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반 농가에서 10a(300평)당 4000㎏ 정도를 착과시키는 것에 비해 나씨는 2500㎏ 정도로 수량을 조절하는 것. 임 주무관은 “고품질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선 적정 착과가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010―9366-5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