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인 생산과 체험형 농장 운영 등으로 영동포도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안남락씨가 각종 경진대회에서 호평받는 ‘프리미엄스위트로제와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충북 영동의 와이너리(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 농가 안남락씨(56·황간면)는 와인으로 성공한 대표적 농업인이다. 2000년 귀농 후 6000㎡(약 1800평) 규모의 포도농장을 일군 안씨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누구나 인정하는 <샤토미소> 브랜드를 보유한, 명품 와인 생산농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순포도(끌포도)를 활용해 만든 <프리미엄스위트로제와인>은 프랑스의 와인품평회사나 일본의 와인 전문가들도 감탄할 만큼 맛과 품질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와인 제조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외국산 와인에 입맛이 맞춰진 국내 와인 애호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체험형 와이너리 농장을 운영, 연간 방문객만 1000여명에 이른다.
영동지역에서 안씨처럼 명품 와인 생산에 도전하는 와이너리 농가는 40여명. 이들이 만든 와인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와인 분야의 거의 모든 상을 휩쓰는 등 한국형 와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펜션·체험장·야외무대·토굴 와인숙성고 등을 갖추고 도시민을 불러들이는 3차산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영동 포도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영동와인이 유명해지면서 영동지역을 찾는 관광객만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다. 영동포도는 와인산업 성장에 따른 포도 판로 확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1차(포도)·2차(와인)·3차(관광) 산업을 아우르는 6차산업화의 모범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공은 영동군과 포도농가들이 의기투합해 이룬 결과다. 군은 2005년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 특구로 지정된 이후 국내 최초로 농정과 내에 ‘포도계’를 신설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어 농가에 와이너리 시설 및 컨설팅을 지원하고 와인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아울러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이탈리아의 양조 전문가를 초빙해 와이너리 농가를 교육하는 등 한국의 와인 제조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또 영동와인 시음, 와인공장 견학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와인트레인’ 테마열차도 운영하며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충북도에서도 지난해 영동지역에 전국 최초로 와인연구소를 설립했고, 영동대는 식품공학과의 명칭을 ‘와인발효학과’로 바꾸며 와인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서경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와인산업팀장은 “영동의 와인산업은 산·학·관·연의 완벽한 협력과 조화로 성공의 첫 단추를 잘 꿰어왔다”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 개발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대한민국 토종 와인의 자존심인 <영동와인>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