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 같은 한우값 상승이 실질적인 한우농가 소득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목소리가 축산업계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우농가들이‘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우려해서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추석 명절을 2주 정도 앞두고 한우값이 크게 올라 농가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인식과 달리 실제 농가 소득은 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1일 기준 전국 축산물 도매시장의 한우지육 1㎏당 평균 경락값은 1만8426원이다. 이는 지난해 추석 2주 전(8월25일) 경락값인 1만4744원보다 3682원이나 상승한 금액이다. 육질등급별로는 1++등급 2만1063원, 1+등급 1만9672원, 1등급 1만8769원, 2등급 1만6741원, 3등급 1만3708원이다.
보통 600㎏짜리 한우 한마리를 도축해 농가가 얻는 지육무게가 353.4㎏(축산물품질평가원 지육률 58.9% 기준)인 점을 감안해 11일 평균 경락값을 적용하면 한우 한마리당 농가 수취값은 651만1748원이 된다.
그러나 이 금액이 농가의 순수익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농가가 600㎏짜리 소 한마리를 비육하는 기간 동안 들어간 사료비·가축비·노동비 등 생산비를 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도 한우 비육우 생산비(600㎏ 한마리 기준)는 사료비 245만4000원, 가축비(송아지 구입비) 177만6000원, 자가노동비 10만원 등을 포함해 모두 555만원이다. 올해도 생산비가 지난해와 같다고 가정하면 한우농가는 소 한마리를 키워 96만1748원을 남긴다는 계산이 성립된다.
문제는 농가가 한우 송아지를 구입해 큰 소로 키워 출하할 때까지 기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보통 6개월령 송아지를 구입해 출하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24개월(2년) 정도다. 이는 다시 말해 한우농가들은 한마리당 연간 48만874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인데, 2년 동안 자금회전이 막힌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별로 ‘남지 않는 장사’라고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특히 대부분의 한우농가들이 최근 수년 동안 적자에 허덕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익은 결코 큰 게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한우농가들이 600㎏짜리 소 한마리를 키워 출하하는 과정에서 입은 손실액은 2011년 116만6000원, 2012년 91만6000원, 2013년 57만3000원, 지난해 29만3000원인 것으로 통계청 조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
전남 영광군에서 한우 비육우 300여마리를 사육 중인 천모씨는 “지난달 한우 8마리를 출하했는데 한마리당 평균 경락값은 평년에 비해 150만원 정도 높은 약 800만원을 받았지만 사료 외상값과 대출이자 등을 갚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별로 없다”며 “올 들어 소값이 올랐다고 한우농가들이 엄청난 소득을 올리는 것처럼 오해를 받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국장은 “올 들어 한우값이 올랐다고 해도 과거 한우값이 크게 하락했을 때 손해를 본 것을 감안하면 농가들 입장에서는 ‘대박’을 맞은 수준이 결코 아니다”며 “산업적인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한우값 상승에 따른 수익을 계산해야지 단기적인 상황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