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동채소류 정식기를 맞아 친환경인증 농가와 성산일출봉농협 친환경육묘장 직원들이 양배추·브로콜리·비트·배추 등의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양배추·브로콜리 등 양채류와 가을배추 정식기를 맞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농협(조합장 현용행)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운영을 시작한 친환경육묘장에서 모종 분양을 해가는 농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만6000㎡(2만평)의 무농약인증 포장에 브로콜리·콜라비·비트·콜리플라워 등 10여종의 양채류와 가을배추를 재배하는 김형표씨(43·성산읍 난산리)는 “모종을 키우려면 아침저녁 물주기부터 환기와 온·습도 관리, 적절한 영양과 병해충 방제까지 보통 신경이 쓰이고 힘든 일이 아닌데 이런 작업에서 해방되니 농사지을 맛이 난다”며 웃었다.
귀농 2년차로 1만1500㎡(3500평)에 브로콜리·비트·콜리플라워 등을 재배하는 한성전씨(52·성산읍 난산리)는 “농협육묘장이 친환경육묘 확인서를 발급해주니 나중에 소비자에게도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친환경재배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성산일출봉농협의 친환경육묘장은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7억여원을 들여 지난해 말 완공한 1980㎡(600평) 규모의 최첨단시설이다. 이곳에선 유기인증을 받은 상토를 비롯해 작물 영양제와 미생물제제·병해충방제제 등 모종을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자재는 친환경인증품만을 사용한다.
친환경육묘장은 올해 지역의 친환경 인증농가 40명으로부터 주문받은 양배추·방울양배추·브로콜리·콜라비·비트·콜리플라워·배추 등 20여개 품목을 육묘해 농가에 공급 중이다. 이들 모종은 23만1000㎡(7만평)에 심을 수 있는 분량으로 계약재배용 방울양배추의 경우 정상적으로 생산되면 국내에 유통되는 친환경 방울양배추의 80%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홍경 육묘장장은 “일반육묘장의 경우 현실적으로 관행재배와 친환경재배용 모종을 구분해 키우기가 쉽지 않고, 농가들이 자가 육묘를 하는 경우에도 작업 자체가 까다롭고, 자재 일부는 남아돌거나 부족한 등 어려움이 많다”면서 “바로 이러한 농가들의 어려움을 농협 친환경육묘장이 해결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