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육계업계가 자율적 냉동 비축에 들어갔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하림·마니커 등 국내 대형 닭고기 업체 16곳은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총 90만마리의 생계를 냉동 비축했다.
각 업체의 비축량은 전체 물량에서 최저 0.6%에서 최대 22%까지로 업체 규모에 따라 다르다. 비축기간과 방출시기는 시장상황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다.
또 이번 냉동 비축으로 발생하는 창고 대여비·유지비 등 총비용은 1억2000만원 정도로, 각 업체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협조적인 업체는 정부 정책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다.
업체의 이 같은 조치는 공급과잉과 소비부진이 맞물리면서 닭고기 산업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육계관측 9월호’에서 올 1월부터 8월까지 총 도계마릿수는 6억5900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6억500만마리)보다 8.9%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9월 한달간 도계마릿수 역시 작년 같은 달(7000만마리)보다 약 8.2% 증가한 7579만마리로 추정됐다.
반면 닭고기 성수기인 지난 여름엔 궂은 날씨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악재가 겹쳐 수요가 줄어든데다 연말까지 닭고기 소비를 증가시킬 요인이 없어 육계 산지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 1월 1600원대에서 시작한 육계 산지값(1㎏ 기준)은 2월부터 4월까지 1700원대에 머무르다가 5월 1400원, 6월 1300원대로 하락했다. 7월엔 1400원선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8월 들어 다시 1200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9월 현재 11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14년 육계 생산비(1㎏당 1339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와 관련, 정병학 한국육계협회장은 “닭고기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지만 이전에 입식한 물량이 일시적으로 발생,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앞으로 닭고기 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강력한 수급조절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