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철 맞은 떫은감 약시의 출하와 가격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약시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최근 출하되고 있는 떫은감은 서울 가락시장에서 ‘약시’로, 대형유통업체와 동네슈퍼 등지에서는 ‘연시’ 또는 ‘홍시’로 불리는 물렁감이다. 국내 최대 주산지인 경북 청도의 <청도반시>가 주 품종으로 부드러운 식감과 달착지근한 맛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10월 제철과일의 하나로 자리잡았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 떫은감 약시는 9월5일 전후로 가락시장에 등장했다. 하지만 추석 대목 과일 수요가 사과·배 등으로 쏠리는 까닭에 9월 중하순(15~25일) 시세는 상품 10㎏들이 한상자당 1만원대 중반에 형성, 산지의 기대 수준을 밑돌았다.
서영우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이에 따라 상당수 출하자들이 수확을 추석 이후로 늦췄는데, 현재 출하를 더 늦추기 어려울 정도로 익은 상태여서 10월 상순 몰려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풍년이었던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평년 수준은 유지될 전망이어서 반입량이 적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품질은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는 평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는 7~8다이(10㎏들이 상자당 70~89개) 소과가 주종이었는데, 올해는 6~7다이(상자당 60~79개)가 전체 반입량의 40% 수준에 이르고, 4~5다이(상자당 40~59개) 대과도 10% 내외로 적지 않다”며 “9월 내내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당도가 크게 오르고 색택도 우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9월30일~10월2일)은 상품 10㎏들이 한상자당 1만9400원 선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00원 정도 높았지만 직전 4개년(2011~2014년) 평균 시세보다는 2400원 낮은 시세다. 아직 본격 출하되기 전인데다 추석 휴무로 재고가 없었던 데 따른 것인 만큼 제대로 형성된 가격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현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추석이 끝난 뒤 ‘새로운 과일’을 선보이려는 중도매인들이 약시 구매에 적극 나서면서 9월 하순보다 시세가 3000~4000원 올랐다”며 “공급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10월 상순엔 1만원대 중후반으로 내려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 경매부장은 “10월 하순쯤 <부사> 사과와 <부유> 단감, 또 다른 떫은감인 <대봉> 등 햇과일이 등장하면 소비지 선호가 이들 품목으로 돌아선다”며 “20일 남짓 되는 기간에 최대한 팔아야 하는데, 추석 후 주춤해진 매기가 회복되는 정도에 따라 올해 약시 시장의 성패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