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 갑자기 불어닥친 ‘폭탄 저기압’ 돌풍으로 피해를 입은 경남 함안군 군북면 장지리의 수박재배 하우스를 한 농업인이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2일 아침 경남 함안군 군북면 장지리. 즐비하게 늘어선 비닐하우스들은 비닐이 찢겨지고 골조가 뒤틀려 마치 폭탄을 맞은 듯 보였다.
우리나라 하우스수박 최대 주산지인 장지리 등 이곳 일대 13농가 66동의 비닐하우스가 1일 오후 1시30분과 오후 4시께 두차례나 들이닥친 ‘폭탄 저기압’이 몰고 온 돌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폭탄 저기압’은 건조한 가을철, 갑작스레 폭우를 몰고 온 비구름이 중심 기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폭풍을 동반하는 것을 말한다.
조현래 수박작목반장(55)은 “비바람이 예보됐지만 가을철에 이런 바람피해는 생각도 못했는데 강력한 돌풍이 순식간에 비닐하우스 단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고 말했다.
비닐하우스 12동에서 수박농사를 짓고 있는 배종술씨(55·월촌리)는 “10일을 수박 정식 날로 잡아놓고 모종까지 준비해뒀는데 모두 폐기하고 하우스를 복구한 다음 모종을 새로 구입해야 하고, 출하 일정도 조정해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김진근씨(53·장지리)는 “단순히 비닐만 찢어지거나 벗겨진 것은 새로 씌우면 되지만 엿가락처럼 비틀어진 하우스 골조를 전부 바꿀 걸 생각하니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조혁래 군북농협 조합장은 “정부에서 내재해형 하우스를 권장하지만 이 지역은 폭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농업인들이 내재해형 하우스를 선택하지 않은 관계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피해에 대한 보험혜택도 받지 못해 걱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