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평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가격은 약세를 보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5년 가을 배추·무, 콩, 사과, 배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43만6000t이다. 이는 평년 151만1000t에 견줘 7만5000t(4.9%)이나 적은 양이다. 2014년(169만8000t)보다는 15.4%나 감소했다.
이처럼 생산량이 줄었는데도 가격은 낮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배추 도매가격은 한 포기에 1000~1200원이다. 평년 같은 때 가격이 1851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40% 낮은 가격이다. 이에 따라 배추는 현재 수급조절 매뉴얼상 ‘하락 주의’ 단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 소비가 조금 줄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통계청은 10월29일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16.5% 감소한 1만2724㏊라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이 예상한 1만4288㏊와 무려 1564㏊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재배면적에서 보였던 차이가 생산량 차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을무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계청은 올해 가을무 생산량이 51만9000t으로 평년 58만9000t보다 7만t이나 적다고 밝혔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가을무 가격은 폭등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올라야 한다. 하지만 현재 무 가격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낮다. 수급조절 매뉴얼을 봐도 현재 ‘안정’ 단계다.
상황이 이렇자 통계청 발표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대로 생산량과 가격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계청은 재배면적·생산량 등의 조사 방식에 대한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