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록분야에도 품질을 보증하는 각종 인증제를 도입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경기 가평의 한 사슴농장.
양록업계에 따르면 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과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등 각종 인증제가 축산업에 도입돼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지만, 양록산업에 적용되는 인증제는 친환경 축산물 인증제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산 녹용이 외국산보다 위생·안전성은 물론 효능면에서도 앞서고 있지만 이런 사실을 농가나 생산자단체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소비자들이 몸소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석 한국녹용학회 사무국장은 “녹용은 일반 축산물과 달리 주로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이용되는 만큼 소비자들은 녹용을 구매할 때 안전과 효능을 중요시 한다”면서 “실제 국내산 녹용의 품질이 뛰어나다곤 해도 이를 보증하는 인증제가 활성화되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이 아무런 인증을 받지 않은 수입 녹용과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돼지 등 주요 축종에는 각종 인증제가 도입돼 산업 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남인식 한경대 동물생명환경과학과 교수는 최근 열린 ‘2015 한국녹용학회 정기총회 및 학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해썹 인증농장의 경우 살모넬라균 검출률이 일반농장(32%)보다 24.5%포인트 낮은 7.5%를 기록했으며, 돼지농장의 순이익은 해썹을 받기 전보다 3.6% 증가하는 등 안전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인증 효과가 나타났다”며 “국내 양록산업에도 이러한 인증제를 도입해 녹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록산업에 정부 인증제를 도입하기까지 선결과제도 적지 않게 남아 있는 실정이다. 우선 사슴농장을 평가하는 인증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의 경우 대상 축종은 소·돼지·닭·한육우·젖소 등으로 기타 축종과 관련해선 염소에 대해서만 정부가 인증기준을 마련 중이다. 2015년 현재 해썹 인증을 받은 농가는 한우·젖소·돼지·닭·오리·메추리·산양 등이다.
또 농가들의 인증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축산물 인증 사슴농가의 경우 2015년 현재 전국에서 단 4곳으로, 이 가운데 사슴을 대표 품목으로 하는 농장은 한곳뿐이다.
이에 대해 사슴 생산자단체 관계자는“인증을 받기 위해선 신청비 5만원, 인증기관 수수료 30여만원, 심사관리원 출장비 10여만원 등 5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농가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게 당연한 일”이라며 “인증을 받으면 비용을 낸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농가들의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는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