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으로 밤이 제대로 영글지 못해 일부는 수확을 포기했다. 30t을 예상했던 전체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안타까운 마음에 힘들게 주웠지만 상품성이 떨어져 팔지 못한 하품 밤이 저온저장고에 수북했다.
하지만 황씨는 희망도 봤다고 했다.
열을 가하면 겉껍데기·속껍질이 한번에 벗겨지는 신품종 밤에 대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뜨거운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지난해 400㎏이던 생산량이 올해 2400㎏으로 6배 늘었는데 거의 전량을 판매했다.
황씨는 “먹어본 고객들이 ‘속껍질까지 한번에 벗겨져 편리하고 맛도 좋다’고 한다”며 “밤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재배면적을 넓힌 것도 주효했다.
기존에 고접시킨 나무 이외에도 1년생 묘목을 만들어 19만8000㎡(6만평)의 농원 곳곳에 심었다. 앞으로 5년 정도 나무를 잘 키우면 이 밤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황씨는 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자신과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농가를 찾고 있다.
“밤이 기호식품으로서 대중화되려면 이 밤의 재배가 늘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 날 고민 끝에 제가 생산한 1년생 묘목 가운데 심고 남은 것을 보급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공주=이승인 기자 sile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