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에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의 저수율이 예년 수준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현재 전국 1만7477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64%라고 밝혔다. 이는 평년에 비해 17%, 지난해에 견줘 19% 낮은 저수율이다.
지난해 11~12월 잦은 비로 저수율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평년(81%)의 79%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저수율은 지난해 9월 하순 평년의 56%인 43%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11월 초순부터 서서히 회복되는 추세다.
저수율이 평년보다 낮은 것은 지난해 가뭄이 심해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특히 5월부터 10월까지 강수량이 적어 일부 저수지가 말라붙을 정도였다. 지난해 누적 강수량은 948㎜로, 평년(1309㎜)의 72%에 불과하다.
현 추세라면 5월 모내기 전까지 평년(85%) 수준의 저수율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평년보다 15% 정도 낮은 70% 정도의 저수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모내기에는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란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한준희 농식품부 농업기반과장은 “저수지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저수율이 50%만 넘으면 모내기에 큰 지장이 없다”며 “다만 저수율 70% 수준이면 모내기 이후가 다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저수지 준설이 대대적으로 추진된 상황이라, 모내기 이후에 예년 수준의 비가 내리면 저수율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뭄으로 저수율이 급감한 1025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준설이 추진됐다.
정부는 지난해 6·8·10·12월 4차례에 걸쳐 지자체와 농어촌공사에 저수지 준설예산을 내려보냈고, 준설대상(1025개소)의 73%인 745개 저수지 준설을 지난해 마무리했다.
나머지 280개 저수지는 지난해 12월 지자체에 예산배정된 것이 대부분이라, 올 2월까지 준설공사가 끝날 것이란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지난해에 배정된 준설예산이라도 지자체가 해당 예산을 이월하면, 올 2월까지 집행이 가능하다.
남우균 기자 wkna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