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계업계에 따르면 한때 1100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산지 육계값(1㎏ 기준)은 지난해 12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12월1일 1400원대였던 값은 16일 1500원대로 오르더니 22일엔 1600원 선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값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16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일부에서는 갑작스런 육계값 상승에 대해 2015년 말 계열화업체에서 진행했던 육계 감축사업의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계열화업체들은 렌더링을 통해 300만여마리의 실용계 병아리를 살처분하고, 닭고기 냉동비축 물량을 늘리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 결과, 올 초 육계값이 100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과는 다르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이어서 머지않아 값이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 닭고기 냉동비축 물량이 많고, 도계마릿수도 올해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외국산 닭고기의 물량공세 또한 육계값 하락을 이끌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닭고기 수급 불균형과 파급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2015년 11월까지 계열화업체의 닭고기 냉동비축 물량은 전년도(1018만마리)보다 24.8% 증가한 1270만마리라고 밝혔다. 또 올 1~8월까지의 도계마릿수는 모두 6억8946만마리로, 2015년(6억5674만마리) 같은 기간보단 5%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2014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중단됐던 미국산 닭고기의 국내 수입이 지난해 말부터 재개돼 올해엔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올 육계값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초청연구원은 “계열화업체의 감축사업을 통해 육계 산지값이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2월 중순경이 되면 값은 1000원대 초반으로 다시 하락할 것”이라며 “가격을 지지하기 위해선 계열화업체들의 자율적인 입식·사육규모 감축이 필요하고, 닭고기 자조금사업을 활용해 획기적인 소비확대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