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채소분야)에 선정된 김영환씨는 품목 다변화와 신기술 도입으로 충남 논산 지역을 쌈채류의 명산지로 이끌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 상추를 비롯한 다양한 쌈채소를 재배하는 김영환씨(57)는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채소분야의 2015년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이다. 많은 농가가 다양한 작목을 재배해 경쟁이 가장 치열한 채소분야에서 김씨가 명인이 될수 있었던 것은 ‘품목 다변화’ 덕분이다.
사실 14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쌈채류가 아닌 딸기를 재배했다. 딸기는 논산의 가장 대표적인 작물이라 재배도 쉬웠고 주변의 정보도 많았다. 그러나 딸기 가격의 잦은 등락에 비해 딸기와 함께 재배하며 계약재배로 출하했던 청상추에서 더 큰 소득 창출의 가능성을 발견한 그는 2002년 꽃상추로 작목을 전환했다.
또한 친환경농법으로 꽃상추를 생산하는 동료 4명과 작목반을 만들어 회원 80명, 매출액 200억원 이상의 규모로 성장시켰다. 전국적으로 꽃상추 생산이 늘어나자 그는 곤달비·방풍나물·미니로메인·꽃송이상추 등 다양한 작목을 도입했다.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많은 농가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작목을 소포장으로 출하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이 같은 성공을 이룬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가 생산하는 농산물은 전량 농협을 통해 대형마트·패스트푸드점으로 출하되고 있다.
계약재배를 함으로써 고정적인 수요는 있었지만 연작장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논산시농업기술센터 상추연구회장을 역임하며 친환경 재배기술·연작장해 방지기술을 배운 것도 이 때문. “쌈채류는 토양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씨는 “지금도 여름이면 태양열을 이용해 하우스를 소독하고, 연작장해에 강한 종자를 선택한다”고 밝혔다. 같은 작목을 연이어 재배하더라도 다른 종자를 심어 연작장해 발생을 줄이고, 돌려짓기(윤작)나 휴경을 통해 토양 회복에 힘쓴다.
또 연작장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고설 수경재배도 도입했다. 수경재배는 여러번 심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다 영농계획에 따라 작기나 포기 수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 수요가 많지 않은 로메인·방풍나물·곤달비 등을 재배하기에도 적합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앞으로 점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지만, 현재 고정적인 수요가 많은 작목들이 아닌 만큼 홍수출하로 가격이 하락하거나 수요를 찾지 못해 곤란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경재배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이나 종자를 먼저 도입하는 것도 그의 성공 비결이다. 엘리포트 시스템 도입도 그 일환. 일반적인 플라스틱 포트가 아니라 토양에서 분해되는 종이포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토양오염이 없고 발아율이 높으며 수확기를 당길 수 있다. 그는 “조기 수확이 가능해 소득 창출에 유리하고 고품질 수확량도 10~20%가량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종자를 시험재배해 하우스에서 새 종자 시식행사를 열기도 한다. 그는 “향후 소비자들이 어떤 작물에 주목할지, 또 어떤 품종을 선호할지 예측할 수 있도록 시험재배를 통해 대비하는 것”이라며 “남보다 먼저 시장의 흐름을 읽으려는 노력이 경쟁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논산=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