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훼·특작분야에서 2015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에 선정된 김원윤씨. 국산 장미품종 재배와 자가 육종으로 경영비를 절감하면서도 식물체 온도조절 등 뛰어난 재배기술을 적용해 고품질 장미를 생산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서 8260㎡(2500평) 규모의 장미를 재배하는 김원윤 도원장미원 대표. 그의 농원에는 외국산 품종이 하나도 없다. 모두 국산 장미 품종만을 재배하는 것. 그 중 다수는 김씨 스스로가 육종한 품종이다. 김씨는 현재 <뉴캔디> <버블핑크> <리틀엔젤> <슈가핑크> <스텔라> <아벨>에 대해 품종 출원을 마쳤다. 또 <썬스타>는 진행 중이다.
로열티를 절감하기 위해 육종기술을 배웠다는 김씨. 그의 설명에 따르면 국산 품종은 한주당 가격이 1000원 정도인 반면, 외국산 품종은 2000원에서 2500원에 이른다. 이를 1㏊에서 재배한다고 가정하면 6000만~9000만원의 로열티가 절감되는 것이다.
김씨는 “장미시장은 해외 품종 의존도가 높아 농가 경영에 부담이 돼왔다”며 “우수한 국산 품종은 시장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한 만큼 품종별 특성을 꼼꼼히 점검해 선택하면 농가 경영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그는 직접 육종하지 않은 국산 품종들을 입식할 때도 신중하다. 그의 재배기술을 믿고 농촌진흥청이나 경기·경북·경남도농업기술원 등에서 시범재배를 부탁하는 신품종 장미도 색·재배기간·내병성·생육적온 등 최소 25가지 이상의 항목을 만들어 품종별 특성을 꼼꼼하게 테스트하고 기록한다.
이밖에도 그는 “농업인이 부지런해야 하는 이유는 작물의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물의 상태를 알아야 그에 맞는 적절한 재배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비가 많이 내리고 일조량이 부족했던 지난해 10~11월의 경우 많은 화훼농가가 병해를 입었다. 하지만 김씨는 철저한 환기뿐 아니라 작물 상태를 꼼꼼히 살펴 이산화탄소 농도와 시설 내부 온도를 조절해 병해를 막았다.
그가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은 식물체의 온도. 식물체가 호흡을 거듭하면 온도가 올라가는데 식물체 온도와 외부 공기가 6℃ 이상 차이나면 잎 뒷면의 기공에 습기가 차 호흡이 어려워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식물체는 일시적으로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작물 생육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온도조절뿐 아니라 난방에도 비법이 있다. 그는 2008년부터 ‘나노탄소섬유적외선등’이라는 난방기술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나노탄소섬유 적외선등은 원적외선 방출량이 85%에 달해 식물체온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김씨는 “이 방법은 다른 난방기술에 비해 쉽게 식물체 온도를 올려주는데, 식물체 온도가 올라가면 증산작용도 덩달아 활발해지기 때문에 식물체의 양분·수분 흡수도 늘어나 꽃의 생육이 좋아지고 수량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난방비 절감 효과도 있다. 온수보일러를 이용하면 20℃로 온도를 설정했을 시 식물체 온도는 약 19℃지만 나노탄소섬유 적외선등을 20℃로 지정해 두면 원적외선 덕분에 식물체 온도가 21℃에 달하게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해 난방 지정온도를 온수보일러에 비해 2℃가량 낮출 수 있고, 이는 겨울철 20~30%의 난방비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
그는 또 “기름이 아닌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절감되는 비용도 20~30% 나 된다”고 덧붙였다. 대신 식물체 온도가 올라가면 증산작용과 함께 식물의 건조도 빨리 일어나는 만큼, 온실 내 습도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김씨는 “온실 내 습도는 85%가 유지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