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최근 ‘2016 농식품 유통 이슈 10’을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연구원이 1월20~27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웹진(인터넷상에서 운영하는 잡지)
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웹진 구독자들은 농업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거나 학계 및 산지·소비지 유통 전문가 등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농업계의 이른바 여론 주도층이 생각하는 농식품 유통시장의 단기 쟁점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0.1%가 ‘장기 경기침체에 따른 농식품 소비 감소 및 농산물가격 하락 우려’를 선택했다는 것은 국내외의 경기침체를 매우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또한 농식품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은 결국 농가소득 감소를 의미하는 만큼 농가소득 안정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2위(12.8%)로는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 맞벌이 부부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농식품 소비 변화’가 꼽혔다. 편의성을 극대화한 가정간편식(HMR)과 소포장 상품, 씻거나 자른 채소·과일, 작은 규격의 이른바 미니 과일에 대한 선호도 증대를 농업계 역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위(12.3%)는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 변동 심화’였다. 여름철 폭염과 가뭄, 11월 기록적인 강우, 12월 이상고온 등 2015년 한해 동안 날씨 급변으로 농민들이 앓았던 시름이 재연되는 것에 대한 농업계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4~10위(7.2~9.3%)는 비율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농식품업계를 관통하는 주된 쟁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4위는 모바일 쇼핑 등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구매가 확대되면서 농식품업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5위는 정부가 주도하는 산지의 조직화·규모화가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과 해당 조직의 마케팅 역량 및 농가 참여도에 따라 산지 조직화 편차가 심화되는 문제점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이밖에 쌀 등 공급 과잉이 만성화하면서 생산조정 논의가 활발히 일 것이라는 전망(6위)과, 친환경 농축산물의 소비가 정체 또는 확대될 건지에 대한 고민(공동 7위)도 비중있게 나타났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나홀로 성장하고 있는 편의점업태에 주목, 맞춤형 농식품이 활발히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공동 7위)과, 최근 들어 언론 등을 통해 중국과 중동지역으로의 수출 가능성이 꾸준히 검토되는 부분(9위)도 이름을 올렸다. 자유무역협정(FTA) 가속화와 국산 농산물에 대한 구매 충성도 하락에 따른 수입 과일의 소비 증가(10위)도 올 한해 부상할 쟁점으로 꼽혔다.
이와 관련,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1월28일 서울 용산구 소재 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7년에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농식품 유통 이슈 10’은 농식품 유통시장의 연간 흐름을 분석하고 조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료라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농업계에 경기침체, 인구구조 변화, 이상기후, FTA 확대 등 국내외적인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정부는 농가소득 안정 대책마련에, 산지는 시대 변화에 맞는 맞춤형 농산물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