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이후 한우 사육마릿수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번식농가들 사이에서 송아지 생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한 지역의 가축시장에서 송아지를 거래하는 모습.
한우 송아지 생산에 대한 번식농가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부족한 사육마릿수가 2017년 이후부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언제든지 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남 순천의 한우 번식농가 이모씨는 “지금 아무리 한우값이 높다고 하지만 번식용 송아지를 입식해 새끼를 낳아 되팔 때쯤이면 상황은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농가가 4~6개월령의 번식용 송아지를 입식할 경우 임신을 하려면 적어도 7~9개월을 더 키워야 한다. 새끼를 배더라도 10개월 후 송아지를 낳아 어느 정도 사육해 내다팔려면 6~7개월이 더 소요된다. 따라서 2년 후 한우값을 장담할 수 없어 번식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것.
이 같은 농가들의 우려는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의 가임암소 및 송아지 사육마릿수에서도 드러난다. 2015년 4·4분기 기준 전국의 가임암소수는 109만9000마리로, 전분기(113만6000마리)보다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1세 미만 송아지 마릿수(육우 포함) 역시 79만2000마리에서 78만6000마리로 줄었다. 이는 농가들이 한우값 상승에 따라 번식에 이용하던 암소까지 고기용으로 출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번식농가들은 적어도 4~5년을 내다보고 번식우를 들이는데, 현재로선 소득보장이 확실치 않아 번식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17일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에서 열린 ‘2016년도 제1차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에서도 집중 논의됐다.
협의회에서 윤철수 경기 양평축협 조합장은 “현재 번식농가 생산기반이 무너진 상태여서 이대로라면 적정 사육마릿수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농가들이 한우값을 걱정하지 않고 소를 사육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소득 지지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김상경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수정란 사업, 암소 개량 사업 등 번식률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추이를 지켜본 뒤 대책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