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250~400m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중산간지 농업인들은 재배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상주출장소는 최근 ‘중산간지 대상 주요 밭작물 신품종 설명회’를 열고 감자·콩 등 주요 밭작물에 대해 중산간지 적합 품종을 소개했다.
◆감자=재배기간이 짧은 만큼 조생종이 선호된다. 맛 좋은 조생종 감자 <하령>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 <하령>은 역병에도 강한 장점이 있다. 단 더뎅이병과 열개서(쪼개짐)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더뎅이병 예방을 위해서는 토양 산도(pH)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 또 정기적인 관수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래땅은 2~3일에 한번씩, 진흙땅은 1주일에 한번씩 관수해 밭이 건조하지 않게 관리한다. 온도·수분함량의 급격한 변화와 질소질 비료의 과잉 시비는 열개서를 일으키기 쉽다.
한편 신품종 설명회에 참가한 농가들은 조생종 감자뿐 아니라 ‘컬러 감자’ 품종인 <자영> <홍영>도 눈여겨본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홍 식량원 고령지농업연구소 박사는 “최근 감자는 다양한 용도가 개발된 만큼 이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콩=중산간지라고 해서 특별히 재배가 어려운 품종은 없다. 단 다른 작물과 이모작으로 재배한다면 조생종인 <참올> 선택을 고려해볼 만하다. 이 밖에도 생육기간이 너무 길지 않은 콩을 선택하는 것이 이른 추위를 피하는 방법이다.
강범규 농진청 밭작물개발과 연구사는 “<참올>은 적정 파종기인 6월 중순경 파종하되, 다른 지역보다 작물의 키가 커지는 경우가 많아 쓰러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 유의하며 재배할 것”을 조언했다.
◆잡곡=첫 서리가 오는 시기가 이른 중산간지는 충분한 생육기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6월 초순경에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물 선택도 성숙기간이 많이 걸리는 차조보다는 기장 등이 적합하다.
고지연 농진청 밭작물개발과 박사는 “중산간지는 조류 피해가 많은 만큼 가능하면 벼와 함께 수확할 수 있도록 재배기간을 역산해 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잡곡의 건강기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기능성 품종을 심으면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