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박 출하가 한창이다. 16일 수박 도매가격은 1㎏당 평균 1626원에 거래됐으며 평년보다 다소 낮은 가격으로 여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10~1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참외 상품 10㎏들이 한상자는 평균 2만7690원에 거래됐다. 평년에 비해 6800원가량 낮은 값이다. 같은 기간 토마토 상품 10㎏들이 한상자는 평균 1만3459원에 거래됐다. 역시 평년 시세보다 6400원 정도 낮다.
참외와 토마토 시세는 4월 중순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두드러진 원인은 평년보다 많은 출하량에 있다. 겨울철 일기불순으로 부진했던 작황이 봄철 따뜻한 날씨로 호전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 추이를 보면 참외는 84t에서 317t으로, 토마토는 292t에서 394t으로 대폭 늘어났다.
본격 출하를 시작한 수박 시세 또한 좋지 않다. 16일 수박의 가락시장 거래가격은 상품 1㎏당 평균 1626원으로 평년보다 300원가량 낮다. 수박 출하량도 참외·토마토와 마찬가지로 평년에 비해 늘어난 추세다. 8~14일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은 378t으로, 평년보다 69t 증가했다.
이처럼 공급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외국산 과일 수입은 증가 추세에 있어 국산 과일과채류의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3~4월 국내 과일시장을 휩쓴 오렌지에 이어 5월부터는 체리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4월 체리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25% 증가했고, 5월 수입량 역시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렌지의 경우 현재 끝물로 물량이 대폭 줄어야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양이 시장에 반입되고 있다. 8~14일 오렌지의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은 128t으로, 같은 기간 평년에 비해 41t이나 많았다.
표현찬 서울청과 경매사는 “수입업자들이 많은 양을 수입해 재고로 쌓아뒀기 때문에 최근까지 계속 시장에 출하되고 있다”며 “남은 재고를 털기 위해 5월 중순까지는 시장에 적지 않은 양이 반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외 가격은 5월 말 들어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화방 교체기에 따라 공급량이 잠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박영욱 중앙청과 경매사는 “2화방 물량이 끝나는 5월 말부터 3화방이 시작되는 6월 중순까지 생산량이 감소해 시세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출하량이 많아지면 가격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토마토의 낮은 시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희 중앙청과 경매사는 “토마토는 계속해서 많은 양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참외 물량은 줄지만 성출하기를 맞은 수박과 외국산 체리의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토마토 가격이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