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국민들의 쌀 소비는 줄었다. 2015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2.9㎏이다. 여기에 의무수입물량(MMA)까지 지속적으로 늘며 쌀 재고량은 지난해 163만t에 달했다. 밥쌀이 아닌 새로운 용도, 사료용 쌀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사료용 쌀 품종개발 현황=농촌진흥청이 지난해까지 개발한 사료용 쌀 품종은 <녹양> <목우> <중모 1038> <영우> 등 7개 품종이다.
그중 특히 주목받는 품종은 <영우>다. 1996년부터 육성하기 시작한 최초의 사료용 쌀 품종 <녹양>은 건물수량이 1㏊당 16.5t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개발한 <영우>는 20t까지 올랐다. 현재 병저항성 검정을 하는 모든 병해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는 품종이기도 하다. 출수기가 8월15일께로 8월 말~9월 상순에 수확이 가능해 3모작 가능성도 예상된다. 농협식품연구소에 따르면 <영우>는 아밀로스 함량이 높아 가공용(쌀면 제조용)으로의 이용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주 농진청 중부작물과장은 “쌀면용 품종으로 개발된 <팔방미> <새미면>에 비해서 매끄러운 정도나 쫄깃한 정도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급 상황에 따라 사료용이 아닌 가공용으로 판매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농가 소득 안정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한편 <중모 1038>은 매끄러운 잎·종실을 가져 소화 효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품종이다.
◆향후 육종방향과 보급계획은=사료용 쌀 품종 성공 여부는 1차적으로 수량성 확보에 달려있다. 장재기 중부작물과 연구관은 “1㏊당 25t 이상의 수량이 나오는 품종이 개발되면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사료 평균 가격인 1㎏당 1500원을 대입해 계산하면 1㏊당 조수익이 825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밥쌀용(1㏊당 1000만원)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편이지만 재배기간이 짧은 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병 저항성이 높은 품종 개발도 관건이다. 내병성이 높은 품종 개발은 친환경조사료 생산이나 농약 사용량 절약에 따른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숙기 다양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개발된 사료용 쌀 품종이 만생종 중심이기 때문. 작부체계 조절로 연중 조사료 생산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조·중생종이 개발돼야 한다.
정책 당국에서는 내년 사료용 쌀 재배의향 면적을 400㏊가량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30t 이상의 종자가 당장 내년에 필요하게 됐다.
김병주 과장은 “이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기술이전을 마친 <영우>는 재단을 통해 10t 이상의 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곧 이앙시기인 만큼 국립식량과학원 포장을 이용한 종자 증식에도 힘을 쏟아 17~18t의 <영우> 종자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완주=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