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병에 걸리면 상처 부위에서부터 투명한 수액이 흐르다 심하면 나무 전체가 말라죽는다. 잎에는 노란색 테두리의 갈색 반점이 생기고 꽃봉오리는 갈색으로 변한다.
2011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Psa3 감염이 확인된 농가는 수입 묘목으로부터, 2014년 발병이 확인된 농가는 수입꽃가루로부터 감염된 것이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 외국으로부터의 직접 감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경남 사천·고성에서 Psa3의 2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2차 감염 어떻게 진행됐나=경남 사천·고성에서 확인된 참다래궤양병 발생 농가 중 2곳은 Psa3 감염 수입꽃가루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농가 인근에 위치한 4곳의 농가는 1차 감염농가에 의한 2차 감염으로 밝혀졌다. 안전한 수입꽃가루나 묘목을 사용하면 예방할 수 있었던 단계를 이미 지났다는 의미다.
특히 4농가 중 3농가가 한 과원에서 전염된 것으로 추정돼 이 농가가 ‘슈퍼 전파자’ 역할을 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영진 순천대 식물의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처음 Psa3가 발생한 전남 고흥의 과원을 폐원시켜 1차 전염원을 없애고, 감염된 꽃가루 수입을 검역해 Psa3를 박멸하려 했으나 2차 감염 과수원이 발생한 것을 볼 때 이제 완전 박멸은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다. 발병 경로를 봤을 때 2차 감염의 원인은 바람에 의한 세균 이동으로 추정된다.
◆당국 뭐했나=수입꽃가루에 의한 Psa3 국내 유입이 밝혀지면서 농촌진흥청과 검역본부는 지난해 각각 방제·검역을 담당하며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농진청은 농가 전수조사를 실시해 병 확산을 방지하고, 검역본부는 꽃가루 검역을 강화해 Psa3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농진청이 실시했던 전수조사는 이름만 전수조사일 뿐 병징이 나타난 나무에 대한 샘플링 조사에 그쳤다. 심지어 지역 농업기술센터 담당자가 농장에 방문하지 않고 전화로 증상을 물어 조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검역체계는 더 문제다. 검역을 통과한 중국산 참다래 꽃가루에서 Psa3가 검출됐기 때문. 지난해 참다래궤양병이 발생했던 한 농가는 “검역을 통과한 업체의 꽃가루를 구입해 사용했는데 궤양병에 걸렸다”며 “사용하고 남은 꽃가루 분석을 요청한 결과 Psa3가 검출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적극 대응 나서야=참다래궤양병은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 아니다. 그러나 Psa3처럼 병원성이 강하고 전염과 병 진행이 빠른 경우 초기 대처가 부실하면 폐원 처리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고영진 교수는 “지난해 발병한 농가는 치료가 가능하고, 2014년 발병 농가도 아직 가능성이 있다”며 “농가 주의와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재배면적이 늘어가는 ‘골드키위’ 품종이 Psa3에 매우 취약한 만큼 적극적인 대응과 예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발병 농가에 대한 방제 약제 등의 지원과 방제·예방법 교육 요구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수입꽃가루 문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선 단지를 조성해 꽃가루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Psa3 발생에 따라 꽃가루 수입 검역을 강화한 일본의 경우 농림수산성이 직접 나서 안전한 꽃가루 확보에 힘쓰고 있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