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로몬트랩 사용 때 냄새 유발 성능이 낮아 방제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농가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해충 예찰과 친환경적 방제를 위해 페로몬트랩을 이용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성능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아 낭패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만3000㎡(1만평)에서 복숭아를 친환경재배하는 김병호씨(57·경북 의성)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페로몬트랩 50개를 사서 복숭아 과수원 주변에 설치했으나 효과가 미약해 노린재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2만4000㎡(7300평)에서 복숭아농사를 짓는 이병주씨(49·경북 의성)도 “페로몬트랩 15개를 과수원 주변에 설치했는데 기대한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다른 방제방법을 알아봐야 할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페로몬트랩은 3~4년 전부터 농가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제품에 대해 공인된 기준이 없다 보니 사용해보기 전까지는 그 문제점을 알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원제생산 기술이 없는 우리나라의 업체들은 성분비율을 달리하며 제품을 계속 개발하는 단계여서 페로몬트랩을 표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농가들은 당분간 이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기술 향상만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통 페로몬트랩은 해충 포집장치와 유인약제로 구성된다. 포집장치는 개당 1만~2만원이고, 냄새를 유발하는 약제는 1만5000원 안팎으로 보통 3~4개월 동안 효과가 유지된다. 따라서 농가들은 1~2차례 약제를 교환하는 것까지 포함해 페로몬트랩 1개를 설치, 유지하는 데만도 3만~5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농가들은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품질검사가 까다로워지면서 페로몬트랩 설치를 늘리는 추세다.
한 전문가는 “페로몬트랩은 일시적으로 냄새가 강하게 발생하는 것보다 일정 기간 동안 꾸준하게 냄새가 나도록 하는 게 기술의 핵심”이라며 “최근 제조업체의 기술력에 따라 성능 차이가 큰 만큼 특정업체 제품에 대한 주변의 평가를 적극 참고하는 한편, 정확한 사용법을 지켜야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