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은 강우로 인해 5일 가락시장에 꼭지 끝이 물러 비틀어진 고추가 출하됐다.
◆장마 시작, 시장 출하량 감소
1일 전국 각지에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의 영향으로 농산물 출하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된 농산물은 총 6626t으로, 6월 하순 일평균 반입량인 8278t의 80% 수준에 그쳤다.
시장 반입량 감소에 따라 일부 농산물 시세는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가락시장의 상품 도매가격을 기준으로, 현재 출하가 한창인 오이·자두·토마토의 6일 평균 가격은 각각 6월 하순 평균 시세의 139%, 165%, 120% 수준으로 올랐다. 시세가 크게 오른 자두의 5일 가락시장 반입량은 156t으로, 직전 일주일 평균 반입량보다 46t 적었다.
그러나 장마철 매기 부진으로 시세가 오히려 떨어진 품목도 있다. 여름철 과일 대표 품목인 수박과 참외의 6일 평균 가격은 6월 하순 평균 시세의 97%, 81% 수준으로 하락했다.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해당 품목을 찾는 소비자의 손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출하 때 제값 받는 요령
장마철은 품위가 떨어지는 농산물이 많아 상품과 하품의 가격 차가 크게 나는 시기다. 특히 매기가 약하기 때문에 평균 시세가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고 해서 품위가 낮은 상품을 마구잡이로 출하할 경우 평소보다 더 낮은 가격을 받을 위험도 크다.
시장 관계자들은 장마철에는 선별에 특히 유의해 출하할 것을 당부한다.
박정현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중도매인들은 출하자 이름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장마로 품위가 떨어진 상품이 많다고 하더라도 철저한 선별 후 시장에 출하하는 것이 장기적인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우 한국청과 경매사는 “장마철에는 일조량 부족으로 생육이 부진한 탓에 품위가 낮은 것들을 섞어 출하하는 ‘속박이’가 많아진다”면서 “선별이 잘 안 된 상품의 경우 본래 받을 수 있는 가격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물기를 머금은 품목의 경우 출하 전 말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손호길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장마철에 고추의 꼭지가 무른 채 출하되는 것들이 많은데 이런 상품의 경우 저장성이 약하기 때문에 시세가 크게 떨어진다”면서 “비가 오면 되도록 수확하지 말고, 비가 갠 후에도 하루 정도 말려 수분기를 없앤 후에 출하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박영주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물 먹은 가지는 유통과정에서 쉽게 무르고 부패한다”면서 “수확 후 하루 정도 널어 말린 뒤 흠이 드러나는 것을 꼼꼼히 선별해 출하하면 좋은 시세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쉽게 익는 특성을 지닌 품목의 경우 수확을 조금 더 앞당겨 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준환 동화청과 경매사는 “방울토마토처럼 과피가 얇은 품목의 경우 장마철에 쉽게 무를 수 있다”면서 “출하하는 과정에서 금방 익기 때문에 조금 덜 익었을 때 수확해 출하하면 시장에서 선호하는 단단한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